컨텐츠 바로가기

11.17 (일)

이슈 책에서 세상의 지혜를

입장권 예매 6만명…점점 뜨거워지는 서울국제도서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주빈국 헝가리, 41개국 431개사 참여

사전 신청자 2배 규모로 늘어

매일 오후 2시 주제강연 20일 정우성

물리학자 김상욱, 철학자 김형석 등 연사



한겨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사전 신청자 6만명. 지난해의 두 배다. 한국 최대 책 축제인 2019 서울국제도서전이 성대한 막을 올렸다.

개막 첫날인 1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전시장은 오전 10시부터 줄지어 들어오는 관람객들로 성황을 이뤘다. 인근 초등학교 학부모 독서동아리 회원들과 함께 오전에 도서전을 찾은 최윤희(45)씨는 “평소 책읽기를 좋아하는 데다 다른 나라의 책들도 다양하게 접할 수 있다는 소문을 듣고 오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도서전에는 많은 학부모들이 출판사 부스를 찾아 교재 등 자녀를 위한 책 상담을 하는 장면도 눈에 띄었다.

한겨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대한출판문화협회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후원하는 이번 행사는 주빈국 헝가리를 비롯해 41개국의 431개사(국내 313개, 국외 118개)가 참가해 333개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개막식에는 슈베르 마르톤 헝가리 외교부 차관보와 모세 초머 주한 헝가리 대사,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윤철호 대한출판문화협회 회장 등이 참석했다. 윤철호 회장은 ”국민과 정부, 출판인이 힘을 모은 덕분에 침체되었던 도서전이 활기를 되찾게 되었다”고 말했다. 박양우 장관은 “출판 한류가 더 힘을 받을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주빈국 헝가리 부스에서는 다양한 헝가리 도서들을 진열한 가운데 최근 다뉴브강 유람선 참사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며 아리랑과 아름다운 헝가리 집시 음악을 선보였다. 슈베르 마르톤 헝가리 차관보는 “유가족분들께 헝가리 정부를 대신해서 애도의 말씀을 올린다”며 “한국과 헝가리 수교 30년을 맞아 양국간 외교관계가 더욱 공고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 사랑으로 유명한 모세 초머 대사는 유창한 한국어로 “이번 도서전을 계기로 한국인들이 헝가리 문화에 대해 더 잘 알아가게 되었으면 한다”고 격려했다.

그밖에도 개막식 행사에는 정운찬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이승엽 한국야구위원회 홍보대사, 김병지 김병지스포츠문화원 이사장, 정유정 작가 등이 참석해 ‘책 읽는 운동선수’ 비전 선포식을 열었다. 이승엽 홍보대사는 부스를 돌아보며 “25년 동안 이렇게 꾸준히, 성대하게 책 행사를 해왔다는 것이 놀랍고 스트레스가 많은 후배 선수들에게도 가볍게 즐길 만한 소설류를 추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책 읽는 운동선수’ 비전 선포식도

이승엽 “후배 선수들에 소설 추천”

한강 “결국 출현할 것은 종이책과 문학”

도서전 참여 출판사와 도서관 등 출판단체들은 특색있는 부스를 만들고 행사장에서만 선보이는 책과 굿즈를 다양하게 준비했다. 돌베개는 최근 절판된 <노무현 전집> 전6권 세트 애장판의 마지막 물량인 60세트를 현장에서 판매한다. 김영사는 ‘명문장 엽서세트’ ‘팩트풀’(<팩트풀니스>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풀) ‘히가시노 게이고 홀더’ 등 출판사의 인기 도서와 관련된 아이디어 굿즈들을 300원에서 1000원에 판매한다. 생각의힘 출판사는 모든 스태프가 직접 만들고 읽고 작성한 추천사를 책 옆에 붙여서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었다. 빨강머리 앤을 비롯한 캐릭터와 각종 만화 주인공들과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도 다수 마련됐다.

한겨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유엔난민기구(UNHCR) 친선대사인 정우성 배우의 에세이 <내가 본 것을 당신도 볼 수 있다면>을 이번 도서전에서 처음 선보인 출판사 원더박스는 난민 관련 서적을 전시하는 유엔난민기구와 함께 부스를 만들었다. 20일 오후 2시 도서전에서 ‘난민, 새로운 이웃의 출현’을 주제로 정우성 배우의 강연이 끝난 뒤 저자 사인회도 이곳에서 연다.

한겨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번 도서전에서는 또한 비(B)홀 중심부에 자리잡은 ‘아시아 독립출판’ 행사가 눈에 띈다. 대만, 일본, 싱가포르, 중국, 타이 등 아시아 5개국의 엄선된 독립출판물과 함께 수신지 작가의 <며느라기>를 펴낸 귤프레스, 자영업 공간들을 연구한 결과물을 잡지 형태로 담아내고 있는 로컬숍 연구잡지 브로드컬리를 포함한 34개 독립출판단체가 일반 서점에서 만나기 힘든 독립출판물과 굿즈를 전시, 판매한다. 대전의 명물로 유명한 빵집 성심당은 오븐에서 갓 구워낸 따뜻한 빵과 도서를 선보여 관람객들의 지친 발길을 붙들었다. 이욱정 피디를 필두로 한 <한국방송>(KBS) 요리인류팀이 단맛과 짠맛의 대결이라는 주제로 권투경기장을 본뜬 ‘단짠’ 포토존을 만들어 세계의 쿠킹북 전시와 유명 셰프들의 요리 이벤트를 선보이기도 했다. 행사장에는 아시아 금서의 역사를 볼 수 있는 전시와 이번 도서전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10종의 신간도서를 만날수 있는 ‘여름, 첫 책’ 코너에서 쉬어가는 의자와 쿠션 등도 마련돼있다.

한겨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매일 오후 2시 벌어지는 주제강연에서 첫 이야기 손님으로 이날 작가 한강이 문학평론가 강지희가 대담했다. 300여명의 청중이 발디딜 틈없이 모여 작가의 조용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한 작가는 지난달 노르웨이 공공예술 프로젝트 '미래 도서관(Future Library)' 행사에 올해의 작가로 선정돼 오슬로 외곽 ‘미래 도서관의 숲’에서 원고 전달식을 가진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의 원고는 95년 뒤인 2114년 숲의 나무들로 종이를 만들어 출간하게 된다. 도서전의 주제인 ‘출현’과 연결해 한 작가는 “결국 가장 새롭게 우리에게 출현해올 것은 잠시 우리가 사라지고 있다고 믿었던 종이책과 문학일 것”이라며 “책을 읽지 않고 살아갈 때는 부스러질 것 같고, 책을 읽으면 부스러졌더라도 다시 모아지는, 그런 느낌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국제도서전은 23일까지 열린다. www.sibf.or.kr 참고.

글·사진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네이버 메인에서 한겨레 보기]
[▶한겨레 정기구독] [▶좀 더 생생한 뉴스, 한겨레 라이브]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