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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의 미래'…포스텍 출신 스물여섯 김초엽 작가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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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사회 속 소외·결핍 다뤄…"새로운 감각 남기는 소설 쓰고 싶어"

뉴스1

김초엽 소설가 .(동아시아 허블 제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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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국내 공상과학소설(SF)의 미래를 책임질 작가가 신간을 냈다. 2년 전 불과 스물넷의 나이에 한국과학문학상 중단편대상과 가작을 동시에 수상하고, 지난해 3월부터 본격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김초엽(26) 작가가 그 주인공이다.

포스텍 화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생화학 석사과정을 밟던 작가는 불과 지난 겨울까지 바이오센서를 만드는 과학도였다. 그러나 작가는 부지런히 이야기를 썼고, 첫 소설집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허블)을 펴냈다.

18일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만난 작가는 "변화하는 세계 속에서 개인의 이야기를 다루고 싶었다"며 "SF가 사회구조나 권력 등을 다루는 장르이기도 하지만, 그 중에서도 저는 개인이 세계에 어떻게 맞서는 가를 다루고 싶었다"고 말했다.

등단작 2편을 포함한 총 7편의 중단편이 실린 신작은 이같은 주제가 관통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기술로 인해 세계는 어떻게 변할 것인지, 그 세계 속에서 새로운 형태의 소외와 결핍이 등장하면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작가는 끊임없이 고민하고 질문한다. 미래사회의 소외와 결핍, 타자성에 대해서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는 작가.

그러다보니 소외와 결핍을 주로 겪는 '실패하거나 소외 받는 사람들'이 소설 속에 자주 등장한다. 작가는 "평소 페미니즘이나 인권 문제, 소수자성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며 "의도하고 쓴 건 아니지만 글을 쓰다 보니 이야기 수면으로 (자연스레) 나왔다"고 말했다.

과학과 인권 문제가 섞인 이런 문제들로 인해 소설이 무겁다고 느낄 수도 있을 터. 그러나 작가의 소설들은 전혀 그런 느낌이 들지 않는다. 오히려 한결 같은 따뜻함과 새로운 감각들이 떠오른다. 이는 작가가 소수자들의 목소리를 들으려고 노력하는 것과 동시에 평소 글을 쉽게 쓰려는 노력을 이어왔기 때문이다.

김초엽 작가는 "대학생 때 과학칼럼이나 에세이를 자주 썼는데, 과학을 모르는 사람도 잘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글을 쓰는 훈련을 많이 했다"며 "또한 음악가 아버지와 글을 쓰는 어머니께서 소설을 먼저 읽어주시고 반응을 본 것도 글을 쉽게 쓰는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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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 김초엽 지음 / 허블 / 1만4000원.© 뉴스1


무엇보다 작가의 글은 SF라는 장르에 속하지만, 순문학처럼 아름답다는 평가를 많이 받는다. 물론 외국에선 아름다운 SF들이 많이 나오지만, 한국에서의 SF에 대한 인식은 그렇지 않은 상황. 그런데도 작가의 작품은 순문학 소설가들에게 호평 일색이다.

김연수 소설가는 추천의 글을 통해 "SF소설인 줄 알고 읽기 시작했으나 어느 순간 그런 건 잊어버렸다"며 "기억나는 건 젊은 소설가의 첫 작품집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매끄럽게 이어지는 이야기 속에서 내가 생각하는 소설가의 눈과 입을 발견했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정세랑 소설가도 "슬픔으로 가득한 우주에서도 똑바로 날아갈 수 있을 거라는 용기를 준다"고 극찬을 할 정도다.

이처럼 화려하게 소설가의 삶을 시작한 김초엽 작가. 그에게도 꿈이 있다. 우선 그는 "사람들에게 재미있고 쉽게 읽히면서 마지막엔 새로운 감각을 남기는 소설을 쓰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기존에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관점을 제공하는 소설을 쓰고 싶고, 많은 독자들을 만나며 장편소설도 성공적으로 집필하고 싶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아름답고 마음이 움직일 수 있는 서사구조를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lg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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