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초현실주의 대표 시인 제임스 테이트의 산문시집. 스물두 살 때 예일대 ‘젊은 시인상’에 선정되며 작품활동을 시작한 제임스 테이트는 2015년 71세로 타계하기 전까지 30여권의 저서를 남겼다. 『흰 당나귀들의 도시로 돌아가다』는 2005년에 발간된 그의 열네 번째 시집이다. 그가 평생 특별한 열정을 쏟았던 장르인 산문시 100여 편을 담았다.
테이트의 시는 언뜻 보기에 평이한 문장으로 쓴 일상의 이야기로 보인다. 하지만 곧바로 엉뚱하고 황당한 사건이 펼쳐지며 독자를 당황스럽게 한다. 한 여자가 늑대를 낳고, 7월의 더운 한낮에 파산한 산타클로스가 나타나 맥주를 청하는 식이다. 이처럼 다변적으로 뻗어나가는 기발한 이야기는 저변에 또 다른 줄기의 이야기를 만들어내며 놀랍도록 다양한 인물들과 의미를 창조한다.
무질서하게 펼쳐지는 이야기는 수수께끼처럼 보이지만 그 틈새로 언뜻언뜻 유머와 아이러니가 비치고 결국 수많은 상념과 이미지가 파문처럼 번져나가 완전히 새로운 모습의 시가 된다. 그에게 초현실주의는 일상의 개념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 않고 매일 부딪치며 살아가는 일상 속에서 느닷없이 분출되는, 무의식적인 마음과 같은 것이다.
테이트는 무질서하게 펼쳐진 일상 속의 초현실적인 사건들로부터 유머, 삶의 아이러니와 슬픔을 기발하게 직조하는독특하고 견고한 시세계로 대중과 평단의 지지를 고루 받았다. 존 애쉬베리, 찰스 시믹 등 미국의 영향력 있는 시인들은 지금까지의 어떤 시와도 닮지 않은 테이트의 개성에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제임스 테이트 지음/최정례 옮김/창비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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