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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고령사회로 접어든 대한민국

“고령화 대비책” vs “도입 시기상조”…‘정년연장’ 엇박자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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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노총·고용부 공방전 / 김주영 위원장 “초초고령사회 준비” / 이재갑 고용부 장관 “더 분석해야” / 최저임금위원장 ‘속도조절론’ 놓고 / 金 “위원장 편향된 발언 문제” 지적 / 李 “정부 입김 통하는 구조 아냐” / ILO 핵심협약 비준 놓고선 공감대

세계일보

왼쪽부터 김주영 한노총 위원장, 이재갑 고용부 장관.


김주영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노총) 위원장이 “현행 60세인 정년을 당연히 연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노동계는 정년 연장을 지지하면서도 청년 고용이 어려워질 수 있어 신중한 입장을 유지해왔지만, 김 위원장의 발언으로 노동계가 정년 연장 이슈화에 나설지 주목된다. 정부는 정년 연장에 대해 “중장기적 검토가 필요하다”며 당장 도입은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지난 13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국제노동기구(ILO) 총회 참석 중 고용노동부 기자단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우리도 정말 ‘초초고령사회’로 접어드는데 청년 실업 문제로 그 얘기를 못 꺼내는 상황이지만, 정년 연장을 통해 저출산 고령화에 대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ILO 총회에서) 일본 측과도 관련 얘기를 나눴는데, 일본은 정년을 70세로 연장하는 것을 목표로 준비한다고 한다. 대만은 이미 2009년 정년 60세 법이 통과됐다”고 덧붙이며 정년 연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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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갑 고용부 장관은 김 위원장 인터뷰 전날 기자단과 만나 “더 분석이 필요하다”며 정년 연장을 당장 도입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 장관은 “장기적으로 보면 그 방향(정년 연장)으로 갈 필요가 있다”면서도 “60세 정년 연장을 의무화한 지 2∼3년 됐는데 이게 우리 노동시장에 어떻게 작용하느냐에 대한 분석도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근 TV대담에서 “정년연장을 사회적으로 논의할 시점”이라고 밝힌 데 대해서는 “(홍 부총리가 얘기한 건) 정년 연장이 필요하단 게 아니라 인구 고령화 속에서 정년 연장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측면에서 얘기한 것 같다”며 선을 그었다.

하루 걸러 진행된 두 인터뷰에선 정년 연장 외에도 국내 노동 현안을 바라보는 두 수장의 시각차를 엿볼 수 있었다. 특히 공익위원 전원 사퇴로 지난달 말 새 진용을 갖춰 출범한 최저임금위원회의 편향성 논란에 대해 공방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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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은 박준식 최저임금위원장이 지난달 말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2년간 최저임금 인상이 다소 빨랐다는 데 사회적 공감대가 존재한다”고 말한 데 대해 “본인 속내인지 (모르겠지만), 최저임금위원장이 편향된 발언을 하는 것은 문제”라고 질타했다. 박 위원장이 최근 여권을 중심으로 불거진 ‘속도조절론’을 사실상 염두에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다. 김 위원장은 새로 선임된 공익위원들이 경영계 쪽으로 기울어졌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엔 “공익위원들이 다 바뀌지 않았느냐”며 이번 인사에 정부의 속도조절 의지가 담겼다는 의심을 드러냈다. 최저임금 결정에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는 공익위원 9명은 모두 정부가 선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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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관은 이 같은 일각의 지적에 대해 “(최저임금 결정은) 정부에서 입김을 불어넣을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그는 “(공익위원) 선정 시 노사 양측으로부터 기울어졌다는 소리를 절대 듣지 않겠다는 것을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더 중요한 것은 최저임금위에 참가하는 노사 위원들은 공익을 대표한다는 입장에서 심의하는 것”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최저임금 심의 과정에서 노사가 각자의 입장을 내세우며 물러서지 않아 파행이 거듭되는 행태를 비판한 것이다.

김 위원장과 이 장관은 하루빨리 ILO 핵심협약 비준이 이뤄져야 한다는 데에는 공감대를 보였다. 이 장관은 “7월 중 외교부에 비준을 의뢰하고 (9월) 정기국회 통과를 목표로 접근할 것”이라며 비준 로드맵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협약 비준은 오래전 국제사회가 내놓은 숙제인데, 학생이 숙제 내용을 바꾸려고 해선 안 된다”며 ‘조건 없는 비준’을 강조했다.

이동수 기자 d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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