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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n스토리] 나주 문화관광 민간 전도사 김은진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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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링북 발간…"나주를 대표하는 관광상품 개발에 더욱 박차"

연합뉴스

김은진(35) 작가.
[김은진 작가 제공]



(나주=연합뉴스) 김재선 기자 = "컬러링북과 캐릭터 제작 등의 경험으로 얻은 교훈과 배움을 토대로 나주를 대표하는 관광상품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입니다."

천년의 역사와 문화를 간직한 전남 나주의 다양한 문화자원을 컬러링북과 캐릭터 제작 등 다양한 방법으로 홍보하는 젊은 작가가 있어 주목받고 있다.

한 시민으로서 지자체를 대표할 수 있는 관광상품을 개발해 관광산업의 새로운 분야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작지 않다.

나주 출신 김은진(35) 씨는 최근 나주의 다양한 문화자원을 소재로 하는 '나주를 그리다'는 제목의 컬러링북을 제작했다.

컬러링북은 색을 칠할 수 있도록 단색으로 된 도안이나 그림을 묶어 놓은 책을 말한다.

최근에 바쁘게 사는 현대인들을 위한 채색 힐링 소재로 사랑을 받고 있다.

김 씨는 16일 "처음에는 단순히 '나주의 숨겨진 정보를 알리고 싶다'는 마음에서 컬러링북을 제작했다"며 "자료를 조사하고 그림을 그리는 틈틈이 현장을 직접 둘러보며 나주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그의 '나주를 그리다'에는 자체 제작 캐릭터인 '배들이', 나주 금성관, 빛가람혁신도시 호수공원, 영산포 황포돛배, 나주곰탕 등 다양한 나주의 관광명소와 대표성을 띤 자원들을 가득 담고 있다.

김 씨는 "나주 출신이면서도 다른 사람들이 나주에서 유명한 것을 물어보면 나주곰탕이나 나주배 정도밖에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문화자원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다"며 "지역 문화예술과 캐릭터 디자인에 관심이 많은 남편을 만나 영향을 받으면서 나주가 간직한 문화자원에 조금씩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에는 젊은이들이 떠나가는 나주를 '좀 더 유쾌하고 재미있는 곳으로 만들면 어떨까'라는 고민을 시작으로 '나주'라는 단어를 넣은 엽서 시리즈를 만들었다.

이 엽서는 조선대 미술대학 애니메이션학과를 나온 소질을 살릴 수 있는 분야였다.

'아나주께', '하나주까?', '나주꺼야' 등 귀여운 배 캐릭터를 내세운 나주엽서는 지역의 카페에 비치돼 관광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어 나주의 새로운 관광상품으로서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연합뉴스

컬러링북 표지.
[김은진 작가 제공]



김 씨는 "어느 날 빛가람혁신도시 이전기관 관계자가 '기관에 찾아오는 손님에게 드릴 만한 마땅한 기념품이 없다'는 말을 듣고 관광상품을 개발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며 "이후 보는 재미와 관광 정보를 제공하면서도 색칠을 통한 힐링효과를 동시에 줄 수 있는 컬러링북이 제격이라는 판단이 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컬러링북 제작에 큰 비용이 필요해 현실적인 벽에 부딪히게 됐다.

우연히 알게 된 전남정보문화산업진흥원의 콘텐츠 제작지원사업에 선정돼 지원을 받으면서 책 발간의 결실을 보게 됐다.

그는 "콘텐츠 제작지원사업 선정 절차가 굉장히 엄격하고 까다로워 그 과정이 절대 쉽지만은 않았다"며 "10분 심사를 위해 나주에서 순천까지 왕복 3시간을 오가는 여정을 반복할 때는 '누가 알아준다고 사서 고생을 하는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남편과 서로를 다독이며 콘텐츠 창작자로서의 책임감을 키우는 계기가 됐다"고 회상했다.

우여곡절 끝에 탄생한 '나주를 그리다' 컬러링북은 지역에서 폭발적인 관심을 모았다.

지역민들은 "선배들이 해야 할 일을 젊은 친구들이 해줘서 부끄럽고 고맙다"라거나 "나주의 숨은 진가를 알리는 좋은 아이템이 될 것 같다"는 등의 반응을 보이며 격려와 용기를 줬다.

빛가람동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1학년 아이들의 나주 알기 워크북 교재로 선정해 수업에 적용하기도 했다.

앞으로 컬러링북 제작 과정에서 얻은 교훈과 배움을 토대로 나주를 대표하는 관광상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자제 제작한 나주배 캐릭터 '배들이'에 스토리텔링을 더해 캐릭터를 중심으로 한 아트상품을 개발할 예정이다.

김 씨는 "창작자들은 개인적인 한계를 딛고 스스로 움직이고 찾아서 자신에게 맞는 지원사업에 문을 두드리는 열정과 부지런함이 있어야 한다"며 "하지만 그 움직임에 지자체의 지원이 더해진다면 조금 더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시민과 관광객에게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kj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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