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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IF] 머리카락 굵기 로봇에 줄기세포 배양, 원하는 신체 조직까지 정확하게 이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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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줄기세포를 이송하는 나선형(위)과 구형(아래) 형태의 초소형 로봇. 금속으로 코팅돼 외부에서 자기장으로 이동시킬 수 있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




원하는 신체 조직에 정확한 양의 줄기세포를 이식할 수 있는 로봇이 개발됐다. 줄기세포는 인체의 모든 세포나 조직으로 자라는 원시세포로 난치병 치료에 활용되고 있다. 이번 연구는 기존 줄기세포 치료 방법으로 접근하기 어려웠던 알츠하이머와 같은 중추신경계 질환 치료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홍수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교수 연구진은 지난달 30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로보틱스'에 "줄기세포 이송과 이식을 할 수 있는 초소형 로봇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로봇은 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미터) 크기로, 구멍이 많이 나있는 구형과 나선형 형태이다. 구형은 머리카락 굵기 정도인 지름 80㎛, 나선형은 길이 280㎛다.

연구진은 이 로봇을 세포가 달라붙어 자라는 지지체, 이른바 '스케폴드(scaffold·비계)'로 개발했다. 먼저 고분자 플라스틱 소재에 레이저를 쪼여 굳히고 자석에 반응하도록 인체에 해가 없는 금속인 니켈과 티타늄으로 코팅했다. 외부에서 자기장을 가해 몸 안의 로봇을 움직여 줄기세포를 빠르고 정밀하게 이송할 수 있다. 스케폴드를 사용하면 체내 전달 과정에서 유실량이 많아 치료 효율이 떨어지는 줄기세포 치료의 단점을 해결할 수 있다고 연구진이 설명했다.

연구진은 기억과 학습을 담당하는 뇌 해마의 쥐 신경줄기세포를 로봇에 장착하고 배양했다. 줄기세포는 나중에 여러 종류의 신경세포로 자라났으며, 로봇으로 인체의 각 조직을 모방한 패드에 이식됐다. 또 로봇을 쥐의 뇌 안에 있는 동맥에 넣어, 원하는 위치에 이송하는 데도 성공했다.

연구진은 "기존의 시술로는 접근하기 어려웠거나 위험했던 부위에 다양한 치료제를 전달할 수 있어 수술이 어려웠거나 난치병으로 알려진 뇌질환 치료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지한 기자(jhyo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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