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총리 선거 시작, 브렉시트 마무리 위해 10명 격돌

영국 총리을 위한 보수당 경선에 입후보한 후보들. (왼쪽 상단부터)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 도미니크 랍 전 브렉시트부 장관, 제러미 헌트 외무장관, 로리 스튜어트 국제개발부 장관, 마크 하퍼 전 제1 원내총무, (왼쪽 하단부터) 에스더 맥베이 전 고용연금부 장관, 맷 핸콕 보건장관, 앤드리아 레드섬 전 하원 원내총무, 마이클 고브 환경장관, 사지드 자비드 내무장관.AP뉴시스



영국 집권 보수당이 오는 10월 말까지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를 마무리할 새 총리가 될 후보 10명을 확정했다. 출사표를 던진 이들은 같은 당이면서도 브렉시트를 두고 저마다 다른 목소리를 냈으며 약 3년 동안 지지부진했던 브렉시트는 앞으로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총리 후보만 10명
BBC 등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보수당 선거관리조직인 1922위원회는 10일(현지시간) 발표에서 경선 후보자 등록을 마감하고 10명의 후보를 발표했다. 입후보한 인물 가운데 우선 현직 장관은 △마이클 고브 환경장관 △맷 핸콕 보건장관 △제러미 헌트 외무장관 △사지드 자비드 내무장관 △로리 스튜어트 국제개발부 장관까지 5명이다. 나머지 후보들은 전직 장관이거나 당내 유력 인사들로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 △에스더 맥베이 전 고용연금부 장관 △도미니크 랍 전 브렉시트부 장관 △앤드리아 레드섬 전 하원 원내총무 △마크 하퍼 전 제1 원내총무까지 후보 등록을 마쳤다. 대권 주자들 가운데 유일하게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다시 하자고 주장했던 샘 지마 전 과학장관은 당초 출마 의사를 밝혔으나 하원 내 지지를 얻기에 시간이 부족하다고 판단하고 입후보하지 않았다.

의원 내각제인 영국에서는 집권당의 대표가 총리직을 맡는다. 현직 보수당 하원의원 313명은 6월 13일과 18일, 19일, 20일에 걸쳐 연속적으로 당 대표 투표를 벌여 투표마다 득표수가 적은 후보들을 탈락시키고 최종적으로 2명만을 남길 예정이다. 남은 후보들은 이달 22일부터 전국 12만명에 달하는 보수당원들의 우편 투표를 받게 되고 최종 당선자는 7월 22일 이후 발표될 전망이다. 이미 이달 7일부로 사임하겠다고 밝힌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일단 새 총리가 뽑힐 때까지 총리 업무를 이어갈 예정이다. EU는 지난 4월 합의에서 브렉시트 기한을 올해 10월 31일까지로 연장했다.

■EU와 협상 여부가 관건
새로 대권에 도전하는 후보들은 EU와 적당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EU 관세 동맹에 남길 원했던 메이 총리가 실각하면서 크게 두 파벌로 나눠져 있다.

첫 번째는 EU와 협상이 틀어지더라도(노딜·No deal) 무조건 브렉시트를 강행하겠다는 주장이다. 보리스 존슨 , 도미니크 랍, 에스더 맥베이, 사지드 자비드, 마이클 고브, 앤드리아 레드섬같은 6명의 후보들은 협상과 상관없이 정치적 신뢰를 위해 일단 EU를 나가야 한다고 본다. 두 번째는 어떻게든 메이 정부에서 마련한 협상안을 개선해 협상을 하고 EU를 떠나자는 의견이다. 제러미 헌트 , 마크 하퍼, 로리 스튜어트, 맷 핸콕같은 4명의 인물들은 최소한 노딜 상황은 피하자고 주장한다.

현재 노딜 브렉시트를 감수하는 진영에서 가장 인기 있는 후보는 보리스 존슨이다. 두 진영을 통틀어 가장 인기가 높은 그는 입후보 발표 당일 일간 텔레그래프에 기고문을 내고 노딜 브렉시트에 대비해 모은 정부 재원을 이용해 법인세와 고소득자 소득세를 낮추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지난 2016년 총리 경선 당시 같은편이었던 존슨을 배신한 뒤 이번 경선에서 다시 그와 맞붙은 마이클 고브는 존슨의 부자감세를 집중 공격했다. 그는 그러나 지난 8일 약 20년 전 코카인 흡입 사실을 인정하면서 정치적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EU와 협상을 주장하는 진영의 선두주자는 제러미 헌트다. 이미 앰버 러드 고용연금부 장관과 페니 모돈트 국방 장관을 포함해 2명의 현직 각료들이 헌트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헌트는 브렉시트 교착상태를 풀기 위해 깊이 있는 접근이 필요하다며 자신의 풍부한 경험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1922위원회는 10일 발표에서 이번에 등록한 후보들이 오는 12일부터 이틀간 선거 운동을 벌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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