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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종합2보] 고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 별세…향년 97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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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가 향년 97세의 나이로 10일 별세했다.

김대중평화센터는 이날 "이 여사가 오늘 오후 11시37분 소천했다"고 밝혔다. 이 여사는 올해 3월부터 노환으로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왔다.

1922년생인 이 여사는 이화여고와 이화여전, 서울대 사범대를 졸업한 뒤 미국 램버스대를 거쳐 스카렛대를 마쳤다. 귀국 후에는 이화여대 사회사업과 강사로 교편을 잡는 한편 초대 대한YWCA 총무 등을 역임하며 여권 신장에 기여한 여성운동가로 활동했다.

1962년 김 전 대통령과 결혼한 뒤에는 정치적 동지로서 격변의 현대사를 함께 걸었다.

김 전 대통령의 미국 망명과 납치 사건, 내란음모 사건과 수감, 가택연금 등 군사정권 내 이어진 감시와 탄압을 감내했고, 1980년 내란음모 사건 당시에는 지미 카터 미국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내 국제적 구명운동에 앞장섰다.

1997년 김 전 대통령이 4번의 도전 끝에 대통령에 당선된 뒤에는 70대를 넘어선 나이에 '퍼스트 레이디'로서 활발한 내조를 펼쳤다.

김대중 정부 후반기인 2001년 정부조직법 개정을 통해 첫 여성부가 출범하는 데에도 이 여사가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여사는 김 전 대통령 재임 시 여성의 공직 진출 확대를 비롯해 한명숙 전 국무총리, 추미애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미경 한국국제협력재단 이사장, 김명자 전 환경부 장관 등 굵직한 여성계 인사들의 정계 진출 문호를 넓힌 당사자이기도 하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 당시에는 김 전 대통령과 동행, 영부인으로는 처음으로 평양을 밟았다.

김 전 대통령 별세 이후에는 재야와 동교동계의 정신적 지주로서 중심을 잡아왔고, 마지막까지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 자리를 지키며 대북 사업을 뒷받침해왔다.

빈소는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특1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14일이며, 당일 오전 7시 고인이 장로를 지낸 신촌 창천교회에서 장례 예배가 열린다. 장지는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이다.(02-2227-7550)

이 여사는 가족 측의 의사에 따라 사회장으로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장례를 주관할 장례위원회가 구성된 가운데 장상 전 국무총리서리와 평화당 권노갑 고문이 위원장을 맡고, 5당 대표가 장례위원회 고문으로는 참여하는 방안이 검토 중이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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