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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이희호 여사 "다음 세대에 분단 아픔 물려줘선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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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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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맑은 어린이들의 손을 잡으면서 다음 세대에 분단의 아픔을 물려주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생각했습니다."

10일 별세한 고(故) 이희호 여사가 지난 2015년 8월 3박 4일간의 북한 방문을 마치고 돌아와 한 말이다.

이 여사는 2000년 사상 첫 남북정상회담에 영부인으로 동행해 역사적 현장을 지켜봤고, 남편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에도 활발하게 활동하며 '6·15 공동선언' 실천과 남북간 화해협력의 필요성을 역설해 왔다.

특히 그는 보수정부 시절 두 차례 북한을 방문해 경색된 남북관계 속에서도 햇볕정책의 '맥'을 이어가고자 했다.

남편과 함께 6·15 공동선언을 만들었던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2011년 12월 사망하자 이 여사는 조문을 위해 방북길에 올랐다.

그는 김정일 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된 평양 금수산기념궁전을 찾아 상주인 김정은 국무위원장(당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에게 조의를 표했다.

당시 정부는 당국 차원의 조문단을 파견하지 않았고, 이 여사 일행과 고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의 유족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일행에만 '북측의 조문에 대한 답례' 차원에서 방북 조문을 허용했다.

이 후 이 여사는 3년 7개월 만인 2015년 8월에 다시 방북했다. 남북관계가 경색된 상황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친서를 보내 이 여사를 평양으로 초청하면서 이뤄진 방북이어서 크게 주목을 받았다.

93세 노구를 이끌고 북녘땅을 밟은 이 여사는 평양에서 평양산원·옥류아동병원과 육아원·애육원·양로원을 방문하고 묘향산에 있는 국제친선박람관과 보현사를 둘러봤다.

그러나 초청 당사자인 김정은 위원장과의 면담은 끝내 불발돼, 꽁꽁 얼어붙은 남북관계를 그대로 반영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이 여사도 방북 4개월 후인 2015년 12월 김 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 15주년 기념식에서는 "15년 전처럼 남과 북이 왕래하고 대화하는 시대로 돌아갈 것을 호소한다"며 꽉 막힌 남북관계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가장 가까운 동지였던 이 여사는 남편의 정치 인생에서 어느 때보다도 극적인 순간이었을 평양 6·15 남북정상회담도 바로 곁에서 지켜봤다.

한국 여성운동의 선구자인 이 여사는 북한에서도 여원구 최고인민회의 부의장 등 여성계 대표들을 별도로 만나 남북 여성단체간 교류협력 강화와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을 논의했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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