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272개 매장 중 29곳 리뉴얼
배달앱 대신 전단지 광고 역발상
본사도 치즈값 내려 점주와 상생
지난 7일 점심시간, 경기 성남시 미스터피자 야탑점을 찾은 방문객이 샐러드바를 이용하고 있다. 이곳은 지난 1월 ‘피자 뷔페’로 바꾼 후 매출이 40%가량 늘었다. [사진 미스터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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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점주는 미스터피자 본사와 협의해 지난 1월 ‘피자 뷔페’로 바꿨다. 피자를 뷔페식으로 내놓고, 샐러드·음료는 무제한 제공한다. 가격은 성인이 평일 1만900원(점심·저녁), 주말 1만1900원으로 미취학 아동(7900원)이 있는 가구는 3만원이면 주말 저녁 외식을 할 수 있다.
가격만 내린 건 아니다. 매출 중 식재료비(부자재 포함) 비중은 오히려 높였다. 이 점주는 1억 매출 중에 식재료비로 42%를 썼다. 그만큼 이익률은 떨어졌다. 이씨는 "1억 팔아 1000만원 정도 남겼다”며 "작년 5월처럼 7000만원 팔았으면 밑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가성비 뷔페로 가기로 한 만큼 가격을 낮춰서라도 손님을 끌어오는 게 맞다”며 "배달 음식이 판치는 외식업에서 카페형 매장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이것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5월 매출 기준으로 매장 매출은 46% 늘고, 배달은 20% 줄었다. 이씨는 "리뉴얼 전 매장과 배달의 비중이 6대 4에서, 리뉴얼 후 7대 3으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마케팅에도 변화를 줬다. 배달의민족·요기요 등 배달 앱 광고를 줄이는 대신 지하철역을 중심으로 전단 광고지를 뿌렸다. 이씨는 "하루 400장씩 돌렸더니 한 달 뒤에 하루 평균 10팀 정도가 ‘전단을 보고 찾아왔다’고 하더라”며 “신기할 정도였다. 온라인이 대세라고 해서 무조건 온라인 광고를 늘리는 게 답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미스터피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피자 뷔페’로 리뉴얼을 진행 중이다. 272개의 매장 중 29개의 매장 리뉴얼을 마쳤으며, 올 연말까지 90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김훈래 미스터피자 매장재활성화프로젝트팀장은 “기존 매장 리뉴얼은 5000만~6000만원이 들어가지만, 최근 경기 침체로 점주들이 과감한 재투자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꼭 필요한 부분만 바꾸는 ‘타깃 리뉴얼’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미스터피자 본사 관계자는 “리뉴얼을 진행한 매장은 매출이 20~30% 늘었다”고 말했다. 반면 지난달 본사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4% 감소했다.
미스터피자의 변신은 사면초가의 다급한 상황에서 비롯됐다. 2016년 정우현 전 회장의 ‘갑질 사태’ 이후 본사는 4년 연속 적자를 냈다. 올해까지 적자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면 코스닥에서 상장이 폐기된다. 또 갑질 사태 전 430여 개에 달했던 매장 중 40% 문을 닫았다. 본사 관계자는 “매장이 살아야 본사가 살아난다. 최소한의 비용으로 리뉴얼을 단행한 이유”라고 말했다. 당시 문제가 됐던 치즈 가격도 내렸다. 본사 관계자는 “현재 치즈 10㎏ 가격은 8만4700원(부가세 포함)으로 2016년(8만7395원)보다 내렸다”고 말했다.
‘갑(본사)’과 ‘을(점주)’ 간 다툼이 생존이라는 절박한 상황을 맞아 자연스럽게 사라진 셈이다. 실제로 이동석 점주는 “11년 전 오픈할 때 간판 비용을 3300만원 받던데, 이번엔 1200만원이었다. 본사도 확실히 바뀌었다”고 말했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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