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있으면 좋은' 보조 기기였는데, 폭염이 이어지면서 필수 제품이란 인식이 생기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실외기 필요 없는 창문형·이동식 에어컨
창문형·이동식 에어컨은 기존 에어컨의 단점을 보완한 틈새 가전이다. 실외기를 따로 둘 필요가 없고, 전문 설치 기사를 부를 필요 없이 고객 혼자 설치할 수 있다는 것이 최대 강점이다. 가격도 50만~70만원대로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동식 에어컨 역시 냉매가 내장돼 있어 별도의 실외기가 필요 없다. 창문형과 달리 마치 제습기·공기청정기처럼 바닥에 바퀴가 달려 있어 위치를 옮길 수 있다. 이동식 에어컨 국내 1위는 중견 가전업체 캐리어에어컨이다. 올해 신제품은 냉난방 기능을 동시에 갖춰 여름에는 냉방기, 겨울에는 보조 난방기로 활용할 수 있다. 캐리어에어컨 관계자는 "2017년 처음 제품을 출시했는데 매년 판매량이 30%씩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창문형·이동식 에어컨은 실외기가 내장된 만큼 소음은 기존 에어컨보다 크다. 또 이동식의 경우, 뜨거운 바람을 외부로 방출하기 위해 배기(排氣) 호스를 창문과 연결하기 때문에 이동이 생각만큼 자유롭진 않다.
에어컨의 냉기(冷氣)를 멀리까지 보내주는 서큘레이터도 여름철 대표 가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주변 공기를 빨아들여 앞으로 보내준다는 원리는 선풍기와 동일하다. 다만 선풍기처럼 바람을 2~3m 앞에 뿌려주는 대신 20m 이상 뻗어나가는 직진 바람으로 집 안 공기를 순환시키는 역할을 한다. 가전 판매점 롯데하이마트는 선풍기 품목군에서 서큘레이터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7년 7%에서 올해는 20%로 커졌다고 밝혔다. 손기홍 생활가전팀장은 "서큘레이터가 국내에 알려진 것은 2010년 전후로, 폭염이 본격화한 2017년부터 시장이 커졌다"고 했다. 현재 시장에는 신일·보국전자·보네이도 등 국내외 50여 종의 제품이 나와 있다. 올해는 기존 제품보다 목 길이가 길어진 스탠드형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방바닥에 앉는 좌식(坐式)보다 소파·의자를 이용하는 입식(立式) 문화가 점차 보편화된 영향이다.
'여름철 반짝 상품' 정도로 여겨졌던 휴대용 무선 선풍기도 점차 어엿한 1인 소형 가전으로 자리 잡고 있다. 무채색의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에 상하좌우 회전, 4단계 풍속(風速), 10dB(데시벨)대의 저소음, 4000~5000mAh의 대용량 배터리, 서큘레이터 기능까지 갖출 만큼 성능이 진화하고 있다. 국내 중소업체인 오난코리아·프롬비가 KC 안전인증을 획득한 2만~4만원대 제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박순찬 기자(ideachan@chosun.com)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