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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6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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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기 신도시 내집마련 전략-신도시 발표 후 다시 뜨는 재건축 향동·덕은신도시 주변 택지 유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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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기 신도시 지정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일부 지역 주민은 집값 하락을 우려하며 거리로 뛰쳐나와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서울과 더 가까운 곳에 대중교통망을 잘 갖춘 3기 신도시가 들어서면 기존 신도시는 외면받을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3기 신도시 설명회는 제대로 한번 열리지도 못한 채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여전히 혼란스러운 모습이다. 당장 3기 신도시가 발표됐지만 입주까지는 최소 6~7년 이상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약속했던 대중교통망은 언제쯤 완성될지 알 수 없다. 내집마련이 필요한 사람 입장에서는 3기 신도시가 완성될 때까지 마냥 기다리는 것은 쉽지 않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3기 신도시 추가 지정 발표 이후 5월 4주 서울 아파트 가격은 0.01% 하락했다. 27주 연속 하락세지만 올해 초와 비교하면 하락폭은 눈에 띄게 줄었다. 특히 재건축 예정 아파트는 전주(0.02%)보다 상승폭이 확대돼 0.06% 올랐다. 3기 신도시 추가 발표 이후 수도권 부동산 시장은 다시 한 번 요동칠 조짐이 보인다.

매경이코노미는 부동산 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3기 신도시 발표 이후 내집마련 전략’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3기 신도시의 미래를 어둡게 내다보면서도 “지금은 흙 속의 진주를 찾을 때”라고 강조한다.

매경이코노미

▶불안한 신도시 사업 추진

▷서울 선호 현상 가속화 우려

정부는 하남 교산, 남양주 왕숙, 과천, 인천 계양 등 4곳 외에도 부천 대장과 고양 창릉을 추가로 지정했다. 6곳의 신도시 중 가장 매력적인 지역은 어디일까.

안타깝게도 대다수 전문가는 6곳의 신도시보다 서울이나 인천, 성남 등 기존 구도심 역세권 새 아파트가 더 인기를 끌 것으로 내다봤다. 3기 신도시 지정으로 가장 수혜를 입는 지역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8명은 ‘서울 역세권 아파트’를 꼽았다.

강공석 투모컨설팅 대표는 “3기 신도시 지정은 오히려 신도시에 대한 불신만 초래하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불안한 심리는 서울 집중 효과로 이어져 서울 역세권 재건축이나 재개발 아파트가 인기를 끌 것”이라고 말했다.

성남 분당이나 판교와 같은 자족형 신도시는 완성되기까지 10~20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했다. 인구 증가가 정체되는 지금, 교통망도 불확실한 3기 신도시가 실수요자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오기는 어렵다는 것이 강 대표 생각이다.

한태욱 동양미래대학 경영학과 교수 판단도 비슷하다.

“일본 부동산 시장도 대도시 도심을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 상승이 집중되는 모습을 보였다. 인구 감소와 1인 가구 증가 등 여러 면에서 일본과 닮은 한국은 과거 경험으로 볼 때 환금성 좋은 서울 등 대도시 지하철 역세권 소형 아파트가 더 유망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1~2기 신도시가 지정될 때 정부 발표 후 일정 기간 서울 집값이 안정됐지만 이후 집값 잡기에는 실패했다. 신도시가 만들어져도 서울 선호 현상은 두드러졌으며 3기 신도시 또한 이 같은 현상이 계속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3기 신도시 지정으로 추가 민간 공급이 상당히 제한적으로 줄어들 것이란 점도 서울 재상승을 뒷받침하는 요인이다. 현재 서울은 그린벨트를 제외하면 사실상 부지가 없기 때문에 재개발이나 재건축을 제외하면 추가 공급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서울 아파트가 노후화되고 있고 추가 공급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기존 신축 아파트 가치는 더 오를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 설득력 있는 이유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이런 조짐이 조금씩 보이고 있다. 강남 재건축 시장은 가격이 야금야금 예년 수준을 회복했으며 일부 단지 가격은 상승세로 돌아섰다. 최근 잠실주공5단지 전용 82㎡ 물건은 20억2000만원에 거래되며 지난해 최고 매매가(20억4800만원)에 근접했다. 올해 초만 해도 18억원대 전후로 가격이 형성됐지만 연초 대비 가격이 1억~2억원 올랐다.

대치동 은마아파트도 전용 84㎡가 이전 실거래가 16억6000만~18억원을 넘는 19억원에 매매됐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하반기에도 금리가 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 이자 부담도 크지 않은 상황에서 재건축 규제가 강화돼 강남에서는 신규 주택 공급이 쉽지 않다. 그린벨트 해제 없이 택지 공급은 어렵고 3기 신도시가 강남을 대체하기에는 역부족이라 강남 재건축 물건의 희소성이 높아지면서 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3기 신도시와 함께 발표한 서울 내 중소 규모 택지를 노려야 한다는 분석도 눈길을 끈다. 3기 신도시 발표 최종 계획안에는 서울에도 약 4만2000가구 중소 택지를 신규 공급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여러 지역 중 가장 관심을 모으는 지역은 사당역 복합환승센터다. 행정구역상 동작구 사당동과 서초구 방배동이 맞닿은 곳으로 총 1200가구가 공급된다. 사당역 1, 2번 출구와 붙어 있어 입지로는 최상의 지역으로 꼽힌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서울 시내에 1000가구 이상 대규모 공급안은 희소성이 있다”면서도 “사업이 얼마나 속도감 있게 추진되느냐가 문제인데 소규모 택지사업은 다른 사업과 비교해 불확실성이 작은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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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판교는 어디?

▷과천·하남 교산 매력적이지만

많은 전문가들이 3기 신도시의 미래를 우려했지만 3기 신도시가 아예 경쟁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일단 여러 신도시 중 서울과 물리적으로 가장 가깝다. 분양가만 경쟁력 있게 나온다면 충분히 노려볼 만한 입지가 여럿 있다.

지금까지 조성된 신도시 중 가장 성공적이라고 평가를 받는 지역은 ‘판교’다. 3기 신도시 중 ‘제2의 판교’가 될 만한 지역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5명의 전문가들은 하남 교산을 선택했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3기 신도시 중 광역교통망이 구축되더라도 산업적인 입지를 확고하게 갖출 만한 곳을 찾기는 어렵다”면서 “굳이 꼽자면 하남 교산지구는 서울 접근성이 좋고 고속도로 인근에 위치했으며 판교와 거리가 근접해 상호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한다.

물론 하남 교산도 해결할 과제가 많기는 하다. 제2 판교 명성을 얻기 위해서는 자족도시로서 산업 기반이 구축될 수 있는 여건을 갖춰야 한다. 하지만 2기 신도시 중 하나인 위례는 3기 신도시보다 더 좋은 지리적 조건을 갖췄음에도 여전히 판교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과천을 꼽은 전문가도 상당수다. 과천은 서울 접근성, 쾌적한 주거환경, 각종 기반시설, 대중교통 등 모든 면에서 다른 3기 신도시를 압도하는 지역으로 꼽힌다. 김종선 BSI경영연구원장은 “3기 신도시 지정에 반대 여론이 들끓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광역교통 인프라”라며 “상대적으로 큰 문제없이 순조롭게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지역이 과천”이라고 설명했다.

과천은 3기 신도시 발표 과정에서 규모가 작아 공식적인 ‘신도시’ 명칭에서는 제외됐다. 과천에는 총 7000가구가 공급되는 만큼 ‘미니신도시’급으로 불릴 만하다. 이 중 30%는 거주자 우선으로 분양할 계획이다. 과천 분양에 관심이 있다면 미리 주소를 옮기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다만 전반적으로 전문가들은 앞으로 ‘제2의 판교’가 나오기는 쉽지 않다고 내다보는 분위기다. 판교신도시는 역대 정권에서 추진한 신도시 사업 중 가장 성공한 곳으로 평가받는다. 주거 기능은 물론 기업 유치까지 성공적으로 진행했기 때문인데 앞으로는 그만한 기업을 대규모로 유치하기 쉽지 않다. 윤재호 메트로컨설팅 대표는 “모든 신도시가 주거에 자족 기능까지 겸비한 ‘판교’를 롤모델로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며 “특히 3기 신도시 여러 후보지 중 제2의 판교가 될 만한 곳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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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신노선 수혜 지역

▷향동·원흥지구 인기몰이

결국은 길 따라 지하철 따라 부동산 가격이 결정된다?

3기 신도시 계획 발표와 함께 전문가들은 3기 신도시 자체보다 주변에 함께 따라오는 ‘교통망’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3기 신도시가 건설되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 주민 반대가 거세 언제 입주가 가능할지 알 수도 없다. 이런 상황에서는 오히려 3기 신도시로 파생되는 효과에 베팅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다.

10명의 전문가 중 7명은 3기 신도시 최고 수혜 지역으로 ‘향동지구’를 선택했다. 새롭게 신설 예정인 고양선 최대 수혜 지역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최근 고양 향동지구 아파트 분양권 가격은 상승세에 탄력이 붙었다. 3기 신도시 발표 직후 매도 호가는 2000만~3000만원 올랐다. 지금은 분양가 대비 1억5000만원 이상 프리미엄이 붙어 있다. 향동지구 분양권이 저렴하게 공급되기도 했지만 고양선 발표 이후 더욱 주목받는 분위기다. 향동지구는 예비타당성 검토 단계에 있는 경의·중앙선 ‘향동역’까지 확정되면 더블 역세권으로 거듭난다. 현재 호반베르디움2단지(461가구), 호반베르디움3단지(716가구), 호반베르디움4단지(970가구)가 7월, 중흥S클래스(951가구) 등이 하반기 입주를 기다린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창릉지구가 개발되면 향동지구는 서울과 창릉 사이에 위치한 신도시로 재탄생한다”며 “향동지구 단점은 불편한 교통이었지만 고양선 계획이 발표되면서 가장 큰 이득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향동지구 주변 삼송이나 원흥지구도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고양 창릉신도시가 완성되면 향동·삼송·원흥지구 등이 거대한 신도시 벨트를 형성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기존 일산신도시는 아파트가 노후화되면서 갈수록 매력을 잃고 있지만 향동이나 삼송, 원흥지구는 새 아파트 프리미엄으로 가격이 어느 정도 뒷받침되고 있다. 한태욱 교수는 “향동이나 원흥지구는 서울 마포구 상암DMC와 접하고 있어 서울 접근성이 우수해 풍부한 배후수요를 기대할 수 있다”며 “정부가 약속했던 철도나 도로망이 개통되면 큰 수혜가 예상되는 지역”이라고 분석했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개통이 빨라질 것으로 기대되면서 GTX 주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김종선 원장은 “GTX C노선 중 금정이나 의정부 역사 주변, A노선은 동탄역 주변 등이 유망해 보인다”고 말했다.

▶아파트보다 토지?

▷신도시 옆 토지 인기 끌듯

3기 신도시 지정으로 아파트 같은 주거용 부동산보다 토지 등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수도권 토지 시장은 지난해 남북정상회담 이후 ‘반짝’ 떴지만 미북관계 냉각에 따라 잠시 잠잠해졌다. 하지만 3기 신도시 발표와 함께 신도시 주변 지역은 토지 매수를 문의하는 사람이 늘었다.

토지 전문 부동산 정보업체 지존에 따르면 올해부터 2021년까지 3년간 약 90조원에 달하는 토지보상금이 시장에 풀릴 전망이다. 이 자금 중 상당수는 다시 다른 토지 매입자금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 함영진 랩장은 “토지보상금 규모가 커지면서 유동자금이 주택보다 규제가 덜한 토지에 유입될 확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미 남양주 왕숙지구 주변 진건읍 일대에서 입지가 좋은 토지 매물은 올해 초와 비교해 20% 이상 가격이 올랐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초만 해도 매달 0.2~0.3% 정도 뛰던 남양주 땅값은 점점 높아지더니 올 2월에는 0.426%, 3월에는 0.482% 상승했다. 인천 계양구 역시 지난해 8월까지는 매달 0.2% 안팎으로 토지 가격이 상승했지만 올해 1월 0.425%, 2월 0.424%, 3월 0.439%씩 가격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강공석 대표는 “토지 원가는 계속해서 상승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신도시 지정에 따라 개발 가능한 지역 토지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윤재호 대표는 “3기 신도시 개발 지역 주변 땅은 대부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지만 경매나 공매로 땅을 구하면 토지거래허가가 면제된다”며 “최근 3기 신도시 주변 토지 경매에 응찰자가 대폭 늘어난 것도 이와 같은 이유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결국은 사업 실행이 관건

▷대다수 전문가 “추진 어렵다”

3기 신도시의 경쟁력은 바로 서울과 최단 거리에 위치한 신도시라는 점이다. 하지만 뚜렷한 한계도 있다. 많은 사람이 광역교통망 구축을 얘기하고 있지만 여전히 먼 훗날의 얘기다. 기존 신도시 주민의 반발이 워낙 심해 사업이 제대로 추진될지도 미지수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3기 신도시 완성은 정부 약속보다 훨씬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며 “3기 신도시만 보고 계산기를 두드리는 것은 현시점에서 위험하다”고 말한다.

3기 신도시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신속한 사업 추진과 제대로 된 교통망 구축이다. 하지만 2기 신도시가 제대로 완성되지 않았다는 점도 3기 신도시 사업 추진을 어렵게 만드는 이유 중 하나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홍철호 자유한국당 의원(경기 김포시을)에 따르면 2기 신도시의 교통 문제 해결을 위해 조성된 광역교통개선대책 사업비 중 10조6262억원이 집행되지 않았다. 판교나 광교는 어느 정도 교통망이 구축됐지만 한강, 운정, 양주, 검단 등 다른 2기 신도시는 여전히 교통 소외 지역으로 꼽힌다.

만약 3기 신도시가 계획대로 사업이 진행되면 2기 신도시 교통망 구축은 결과적으로 늦어질 수밖에 없다. “정책 우선순위를 따지더라도 기존 신도시 인프라를 제대로 갖추는 것이 먼저”라는 2기 신도시 주민의 주장은 일견 논리적으로 타당해 보인다. 이 같은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3기 신도시는 계속해서 반대에 부딪히며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안민석 에프알인베스트먼트 연구원은 “기존 신도시의 반발을 어떻게 무마할 것이냐가 3기 신도시 추진 과정에서 가장 큰 숙제”라며 “사업 추진이 진행되는 과정을 면밀히 살펴본 뒤 투자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설문에 응답해주신 분들(총 10명, 가나다순) 강공석 투모컨설팅 대표,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 김종선 BSI경영연구원장,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 안민석 에프알인베스트먼트 연구원, 윤재호 메트로컨설팅 대표, 장경철 부동산1번가 이사, 한태욱 동양미래대학 경영학과 교수,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

[강승태 기자 kangst@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11호 (2019.06.05~2019.06.1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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