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남편을 살해하고 사체를 유기한 혐의 등으로 구속돼 신상정보 공개가 결정된 고유정(36)이 얼굴을 가린 채 6일 제주시 제주동부경찰서 조사실에서 유치장으로 향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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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수호 변호사는 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고유정의 범행 동기를 추측하며 “고유정과 전남편인 피해자는 이혼 후에도 자녀 관련 문제로 계속 갈등을 겪었다고 한다. 자녀 갈등이 살해 동기였을 것으로 추측되나 고유정은 경찰에서 전혀 다른 주장을 했다”고 말했다.
손 변호사는 “고유정은 경찰에서 전남편이 펜션에서 갑자기 가해 행위를 하려고 해 우발적으로 살해했다고 진술했으나 이 주장 자체가 거짓이라는 게 고유정 기존 진술을 통해 그대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정당방위 차원에서 전남편을 살해했다는 고유정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는 증거가 나왔다는 설명이다.
손 변호사는 “(경찰) 확인 결과 고유정이 전남편 휴대전화를 이용해 자기 자신에게 ‘내가 그런 행동을 해서 미안하다’는 내용이 담긴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며 “이런 근거 등을 토대로 경찰은 계획적인 범죄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손 변호사는 또 이날 방송에서 고유정이 사체 훼손을 심하게 했음을 보여주는 정황 증거도 나왔다고도 전했다.
손 변호사는 “고유정이 제주도를 빠져나와서 완도로 갈 때 탔던 여객선 내 설치된 폐쇄회로TV(CCTV)에서 피해자 시신이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 종량제 쓰레기봉투를 바다에 버리는 모습이 포착된다”며 “끔찍한 얘기지만 고유정이 바다에 버린 종량제 봉투가 여러 개였다. 굉장히 많았다”고 말했다.
“경찰 얘기를 들어보면 ‘셀 수 없이 많았다’는 얘기가 있다”는 진행자 말에 손 변호사는 “그렇다. 사체 훼손 정도가 심했다. 고유정은 여러 곳에 사체를 유기했다고 말한다. 그만큼 사체 훼손 정도가 굉장히 심각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한편 고유정은 이날 오후 신상공개 결정이 내려진 뒤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다만 고유정이 머리를 풀고 고개를 숙인 채 유치장으로 빠르게 이동해 얼굴은 드러나지 않았다.
제주지방경찰청 신상공개위원회는 지난 5일 “범죄 수법이 잔인하고 결과가 중대하다”는 등의 이유로 고유정의 얼굴과 이름 등 신상공개를 결정했다.
경찰은 충분한 조사가 안 된 상태에서 고유정의 얼굴이 공개될 경우 수사에 방해될 것을 우려해 공개 시점을 하루 늦췄지만 이날도 본인이 얼굴을 가리는 바람에 실질적인 얼굴 공개는 불발됐다.
고유정은 지난달 25일 제주시 한 펜션에서 전남편 A씨(36)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최소 3곳 이상 장소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고유정은 지난 1일 긴급체포된 후 범행을 시인했다. 범행동기나 시신 유기 장소, 공범 여부 등은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있다.
고유정은 지난 4일 구속된 후 식사량도 줄고 잠을 설치는 등 급격히 심경의 변화를 일으킨 듯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늦어도 오는 12일까지 조사를 마무리해 고유정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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