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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프로게이머와 e스포츠

뒤처지는 한국 e스포츠 산업, 체계적인 교육으로 전문인력 양성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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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전세계가 인정하는 e스포츠 종주국이다. 스타크래프트로 전세계 e스포츠 열풍을 만들었으며, 테란의 황제 임요환, 워크래프트3에서 안드로장, 제5 종족으로 불리는 장재호, 리그오브레전드의 메시라 불리는 역대 최고 프로게이머 페이커 이상혁을 보유한 나라다.

오죽하면 국내 PC방을 세계 최고 수준의 유스 훈련 시설이라고 말을 하고 있으며,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오버워치 리그에서는 한국 선수를 더 많이 보유하고 있는 팀이 승리한다는 농담 아닌 농담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최근들어 e스포츠 종주국의 위상이 조금씩 흔들리는 중이다. 매년 우승컵을 휩쓸었던 롤드컵에서는 지난해 4강에도 들지 못하는 수모를 당했으며, 명예회복을 꿈꿨던 올해 MSI에서도 4강에서 탈락하면서 그동안 변방이었던 유럽팀(G2)이 놀라운 전략을 앞세워 우승컵을 가져가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한번은 실수였다고 하더라도, 두번 연속은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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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뛰어난 재능을 가진 선수들 때문에 가려져 있었을 뿐이지, 국내 e스포츠 산업이 전세계흐름에 뒤쳐지고 있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스틸에잇(구 콩두컴퍼니)와 함께 한 e스포츠 교육 프로그램 더 리얼 e스포츠 스쿨 등 그동안 e스포츠 산업 관련 많은 활동을 해오고 있는 서강대 게임&평생 교육원의 최삼하 교수는 국내 e스포츠 업계가 e스포츠종주국이라는 과거의 영광에 사로잡혀 제자리 걸음 하고 있는 동안, 해외는 엄청난 투자를 통해 진정한 산업으로 키워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국가 산업으로 육성 중인 중국과 대형 스포츠 구단들이 적극적으로 e스포츠 시장 진출하고 있는 북미, 유럽 뿐만 아니라 실력으로 몇 수 아래라고 생각하는 태국조차도 칸타나 그룹이라는 미디어 기업에서 킹 오브 게이머라는 e스포츠와 예능을 결합한 방송을 성공시킬 정도로 e스포츠산업 육성에 적극적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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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도 이제서야 지자체 중심으로 전용 경기장을 짓고, e스포츠산업을 육성한다고 하고 있지만, 전용 경기장이 만들어져도 그것을 운영할 전문가들이 없는 것이 우리나라 e스포츠산업의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분명 한국 선수들이 모든 e스포츠 종목에서 전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것도 곧 한계에 봉착하게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해외에서는 데이터분석가, 선수 심리 치료사 등 전문 인력이 붙어서 과학적으로 선수 관리를 하고 있는데 반해, 한국은 여전히 감독과 코치의 과거 경험에만 의존하는 교육과 선수 생명을 갉아먹는 무식한 연습량 등 원시적인 형태의 훈련 방식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최교수는 축구, 야구 등 다른 스포츠들도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훈련을 통해 예전보다 훨씬 뛰어난 선수들이 계속 나오고 있는데, 최첨단 스포츠라고 할 수 있는 e스포츠에서 아직도 이런 비효율적인 방식을 고수하고 있는 것은 무척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시장 규모, 관련 시설, 방송 시스템, 국가 지원 등 모든 면에서 뒤지고 있는 우리나라가 e스포츠 종주국 위치를 지켜나가려면 결국 사람이 답입니다”

최교수는 한국을 e스포츠 종주국이라고 하지만, 현재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것은 선수 뿐이라며, 한국 e스포츠가 앞으로 나가가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e스포츠 전문 인력을 키워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스포츠라고 하면 프로게이머 선수들과 감독, 코치 정도만 생각하지만, 모든 스포츠가 그렇듯 e스포츠도 방송과 결합되어 성장할 수 밖에 없는 구조인 만큼, 다양한 분야의 전문 인력이 필요해질 것이라는 것. 이것이 최교수가 스틸에잇(구 콩두컴퍼니)와 손을 잡고 프로게이머, 구단 운영 전문가, e스포츠 방송인 등을 육성하는 더 리얼 e스포츠 스쿨 강좌를 추진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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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육성도 좀 더 체계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게임에만 몰두하느라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한 친구들도 많은데, 성공적인 해외 진출을 위해서는 외국어, 인성 교육 등 많은 준비가 필요합니다”

요즘 선수들을 보면 너무 어린 나이부터 프로게이머를 시작하기 때문인지, 기본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해, 대리 게임 문제 등 인성 관련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적지 않다. 최교수는 프로게이머 선수 생활을 성공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게임 실력 외에도 갖춰야 할 소양들이 많다며, 해외 대학교에서 한국 프로게이머 유학생을 보내달라는 요청을 많이 받았지만, 그 학교의 입학 기준을 맞출 수가 없어서 무산된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단순히 게임 실력만 키우는 것으로는 해외 진출도 어렵고, 설사 기회를 얻는다고 하더라도 금방 한계가 온다는 얘기다.

최교수는 예전에는 지하 골방에서 춤 잘 하는 청소년 모아 놓고 연습 시키는 것에서 출발한 국내 아이돌 산업이 이제는 체계적인 육성을 통해 전세계를 열광시키고 있는 방탄소년단까지 진화한 것처럼, 국내 e스포츠산업도 페이커 같은 천재 선수들이 나타나기만을 기다리기 보다는,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스타 선수들을 키워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요즘 "이스포츠, 제 본명을 고백합니다" 와디즈 펀딩으로 국내 e스포츠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포케이앤컴퍼니 같은 경우에는 아예 설립 목표를 e스포츠계의 JYP라고 선언하면서, 단순히 게임 잘하는 프로게이머가 아닌 전세계에서 통할 수 있는 e스포츠 스타를 키우기 위한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나선 상태다.

e스포츠와 MCN 산업이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폭발적인 성장을 하고 있는 중국의 경우에서도 알 수 있듯이, 단순히 게임만 잘하는 프로게이머가 아니라, 팬들과 소통하는 만능 엔터테이너가 필요한 세상이기 때문이다.

최교수는 한국 e스포츠 산업이 전세계에서 인정받고 있다고 하나, 실상은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며, 요즘 e스포츠 육성한다면서 전용 경기장을 건설하려는 움직임이 많아지고 있지만, 경기장보다 전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한국의 우수한 선수들이 더 자유롭게, 그리고 더 오래 비상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체계적인 육성,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노력이 더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글 / 게임동아 김남규 기자 <rain@gamedong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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