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뉴브강 유람선 참사]문 대통령 “가장 중요한 것은 속도”…1차 신속대응팀 급파

문 대통령, 긴급대책회의 주재하며 “가용 자원 총동원”

안보실장에 구조대원과 장비의 신속한 현지 투입 지시

‘골든타임’ 놓치지 않기 위해 헝가리 정부와도 긴밀 공조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청와대에서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의 유람선 침몰사고 수습을 위한 관계장관 긴급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정부는 30일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유람선 침몰사고에 대한 총력 대응에 나섰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신속대응팀이 현지로 급파됐고, 헝가리 정부와 구조작업을 위해 긴밀히 공조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가장 중요한 것은 속도”라고 강조했고, 청와대와 외교부는 대응 상황을 시시각각으로 전했다. 세월호 참사 때처럼 ‘골든타임’을 놓쳐 희생자가 늘어나는 일을 방지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45분부터 약 50분간 청와대에서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구조·수색 작업이 신속히 이뤄지도록 가용한 외교 채널을 총동원해서 헝가리 당국과 협력해달라”며 “우리 해군·소방청·해경 등 현지 파견 긴급구조대가 최단 시간 내에 현장에 도착하도록 가용한 방법을 총동원하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구조 상황 등을 사상자와 실종자 가족들에게 신속히 알려드리고, 가족들의 현지 방문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신속하게 진행해달라”고 했다. 이날 회의에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강 장관, 정경두 국방부 장관, 윤종인 행정안전부 차관, 서훈 국가정보원장 등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당초 강원 산불 진화에 기여한 공무원을 비롯해 ‘후쿠시마 수산물 분쟁’에서 한국 승소 성과를 낸 공무원 등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한국인 관광객 다수의 피해가 보고된 상황에서 격려 오찬을 진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판단에 따라 행사를 취소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유람선 침몰사고는 한국시간으로 이날 오전 4시5분쯤 발생, 현지 공관에서 5시10분쯤 사고를 인지해 국내 외교부 본부로 5시45분쯤 보고했다. 이후 즉시 청와대와 국무조정실 등 관련 기관과 내용을 공유했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문 대통령은 2시간여 지난 오전 8시쯤 가용한 모든 자원을 총동원한 구조 활동, 외교부 장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구성 등을 지시했다. 문 대통령의 긴급지시 내용은 오전 8시30분쯤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이후 관계 장관들의 상황점검회의 결과를 수시로 보고받았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출국하는 신속대응팀 외교부 이상진 재외동포영사실장(가운데) 등 신속대응팀이 30일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유람선 침몰사고 수습을 위해 인천공항 출국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lightroad@kyunghyang.com

정부는 해군 해난구조대(SSU) 소속 심해잠수사 작전대대 인력 7명을 포함해 해경청·국정원·소방청·외교부·청와대 위기관리센터 인력 등 1차 신속대응팀을 39명으로 꾸려 현지에 파견했다. 또 해군 특수전요원(UDT) 소속 전문가들도 추가로 현지에 파견될 예정이며, 정부는 필요시 유해 감식 등을 위한 관련 부처 전문가 파견도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군 수송기를 이용해 신속대응팀을 파견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영공을 통과하는 문제와 시차 등 제반 사항을 고려해 민항기를 이용하기로 했다. 행안부는 시·군·구를 통해 피해자 가족들에게 연락을 취했다.

강 장관은 이날 밤 부다페스트로 출발하기에 앞서 외교부 청사에서 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최근 해외에서 일어난 우리 국민 피해 사건·사고로는 유례없는 큰 규모인 만큼 현 상황의 심각성에 대한 충분한 인식을 갖고 상시대응 체제를 유지해달라”고 강조했다. 최규식 헝가리 주재 대사는 헝가리 측에 헬기 동원과 사망자 유해가 하류로 떠내려갈 가능성에 대비해 주변 국가에 수색 작업을 지원할 수 있도록 요청했다.

강 장관은 현지에서 헝가리 외교장관 및 피해자 가족들과 면담을 갖는 등 후속조치를 할 예정이다.

이주영 기자 young78@kyunghyang.com

▶ 최신 뉴스 ▶ 두고 두고 읽는 뉴스 ▶ 인기 무료만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