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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다뉴브강 유람선 참사]가족여행 떠난 '3대'···퇴직부부 3쌍···운명 갈린 남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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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한국인 관광객들이 탑승한 유람선 ‘허블레아니’(헝가리어로 ‘인어’)가 침몰한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머르기트 다리에서 30일 오후(현지시간) 군과 경찰 등이 수색구조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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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가족·여행사 임직원 등 일부 헝가리로 1차 출국

구조된 승객 전원 건강 상태 ‘양호’…일부는 퇴원

참좋은여행 “비용 떠나 총력 수습·피해 최소화 노력”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유람선 여행객 중엔 가족이 많았다. 승선객 중엔 외조부모와 6세 손녀에 남매도 포함됐다. 특허청 출신 전직 공무원 부부 세 쌍도 함께 여행을 떠나 배에 올랐다.

30일 구조된 안모씨(60)는 특허청 공무원으로 함께 근무했던 최모(63)·유모(62)씨와 함께 여행을 떠났다. 최씨와 유씨는 2012년, 안씨는 2015년 서기관으로 명예퇴직했다. 재직 시절부터 각별한 사이였던 이들은 각자 부인도 동반했다. 이날까지 이들 부부 6명 중 안씨만 구조된 것으로 확인됐다.

구조된 정모씨(31)는 남동생(28)과 함께 부다페스트로 왔다. 남동생은 30일 현재 구조되지 못한 상태다. 정씨의 가족은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면서 “남매가 해외여행을 같이 갈 정도로 사이가 좋았다. (남동생이 최근 힘들어해) 기분전환이라도 할 겸 여행을 떠났다. 처음 떠난 해외여행인데 이런 일이 생겼다”고 전했다. 정씨는 이날 부모에게 전화를 해 울먹이며 동생이 침몰한 유람선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는 소식을 전했다고 한다.

유람선 승선객 중 최고령자는 71세 남성이며 최연소는 6세 여자 어린이였다. 6세 어린이는 어머니, 외조부모와 함께 여행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어린이의 외삼촌이 이날 여행사를 방문했다. 외삼촌도 헝가리 방문을 신청한 상태다.

현재 구조된 승객은 7명이다. 황모씨(49·여), 이모씨(66·여), 김모씨(55·여)는 우조키병원에서, 이모씨(64·여), 윤모씨(32·여), 정모씨(31·여)는 혼베드병원에서, 안씨는 센트임레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이중 4명이 퇴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매체는 “입원 중인 3명의 건강에도 이상이 없다”고 전했다.

유람선 침몰사고 피해자 가족 10명이 31일 새벽 사고 현장을 찾으려고 출국했다.

현장 방문을 원하는 피해자 가족은 30일 현재 모두 40명이다. 해당 패키지 상품을 판매한 ‘참좋은여행’의 임원 등 직원 15명은 피해 상황 확인과 현장 수습을 위해 30일 오후 헝가리로 먼저 향했다.

이상무 참좋은여행 전무이사(최고고객책임자·CCO)는 30일 서울 중구 본사에서 “직원 대동하에 현장 방문을 원하는 가족 10명을 일차적으로 31일 새벽 1시 비행기로 모실 예정”이라며 “(30일 오후) 현재까지 집계한 사고 현장 방문을 희망한 피해자 가족은 모두 38명이고, 현지 방문 신청자가 계속 늘고 있다”고 말했다. 새벽 비행기에는 여행사 직원 2명이 피해자 가족과 동반했다.

여행사 측은 피해자 가족 등의 사정을 고려해 추가 출국 일정을 잡기로 했다. 남은 피해자 가족들은 여행사 직원 6명과 함께 31일 중 추가 출국할 예정이다. 피해자 가족들은 좌석 문제로 모두 세 편의 비행기로 나눠 헝가리로 향한다.

1차로 현지로 가는 가족들은 31일 낮 12시55분(현지시간)쯤 헝가리에 도착한다. 이들은 구조자와 사망자 등이 옮겨진 병원 등을 먼저 찾을 것으로 보인다.

여행사 측에 따르면 유람선 탑승 인원은 35명이다. 참좋은여행 고객 30명, 한국인 인솔자 1명, 한국인 현지 가이드 1명, 한국인 가이드 겸 사진작가 1명, 헝가리인 선박 운전자 1명, 헝가리인 크루 1명이다. 이 중 7명이 구조됐고, 7명이 사망했다. 실종자는 21명이다.

이 전무이사는 “여행 간 사실을 밝히기 원치 않는 분도 있다”며 “모든 피해자 가족들과 1회 이상 통화했다. 회사를 방문하거나 전화로 상황을 확인하는 분들이 많았다”고 했다. 이어 “총 9개 그룹, 30명이 여행을 떠났다”며 “가족단위 모임이 많았을 것 같다”고 했다.

여행사 측은 현지 직원 5명을 포함해 한국 직원 28명이 헝가리로 이동해 총 32명이 현지에서 사고수습과 가족 치료 등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 전무이사는 “유가족 모든 분들께 머리 숙여 사죄한다”며 “비용을 떠나서 회사의 모든 총력을 기울여 이번 사고가 원만하게 수습되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여행객들은 지난 25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일정으로 여행을 떠났다. 유람선 탑승자들이 참여한 ‘발칸 2개국 + 동유럽 핵심 4개국 9일’ 프로그램은 주로 중장년이 선호하는 패키지 상품으로 가족단위 여행객이 많았다. 여행객들은 25일 독일 뮌헨에 도착한 뒤 오스트리아·슬로베니아·크로아티아를 거쳐 5일차인 29일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도착했다. 사고 발생 당일 오전에 다뉴브강을 중심으로 부다지구와 페스트지구 관광 일정이 잡혔다. 이들은 저녁 유람선에 탑승했다.

고희진·조문희·박채영 기자 go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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