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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헝가리 유람선 여행자들 “구명조끼·안전벨트 無, 안전교육 일절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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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지난 29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유람선이 침몰해 구조대가 구조 및 수색작업에 투입되고 있다. 헝가리 국영방송은 유람선에는 한국인 관광객이 타고 있었으며 현재 사망자는 최소 7명이라고 보도했다. 부다페스트=연합뉴스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발생한 지난 29일(현지시간) 오후 9시쯤 유람선 침몰 사고로 한국인 최소 7명이 사망한 가운데, 지난해 같은 장소에서 유람선 관광을 여행자 및 관광객들의 경험담이 속속들이 공개되고 있다. 이들은 “구명조끼를 입지 않고 안전 교육도 일절 받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30일 연합뉴스 TV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중순쯤 자유여행으로 다뉴브강에서 야경을 보기 위해 유람선 관광을 했던 이은진씨는 전화 인터뷰를 통해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진행자의 ‘야간 유람선을 탑승해 봤냐는 질문’에 대해서 이씨는 “유람선은 헝가리 부다페스트 여행에서 유람선 관광은 필수 코스 중에 하나다”라며 “아무래도 야경이 좋은 곳이다 보니까, 저는 되게 좋게 보고 왔다”고 답했다.

이어 진행자가 ‘구명조끼나, 안전 안내에 대한 설명 등을 사전에 들으셨나’라고 묻자 이씨는 “구명조끼를 입지도 않고 안전 안내도 일절 받은 적 없다”고 답했다.

진행자가 이어서 ‘당시에도 많은 배가 목격이 됐나?’라고 묻자 이씨는 “일단 선착장이 정말 많고, 배들도 정말 많아서 느꼈던 것은 배들끼리 굉장히 많이 스치는 기분을 느꼈다”라며 “배들끼리 스칠 때 위압적인 분위기가 많았다”고 답했다.

진행자가 ‘여러가지 종류의 배가 있다고 들었는데, 어떤 종류의 배를 탔나’고 묻자 “작은 유람선을 탑승했었다”라며 “우리나라 국민이 많이 탄다는 10번 유람선 같은 경우는 좀 작은 편이고 저렴한 편의 배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또다른 관광객 A씨는 “지난해 8월 단체 여행으로 헝가리를 다녀왔다”라며 “‘야간 유람선’이 가장 인기 있다. 거의 모든 여행사 패키지에 들어가 있는 코스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약 50명 정도가 탈 수 있는 크기로 아주 어두워진 후에 유람한다”고 덧붙였다.

A씨도 이씨와 마찬가지로 ‘유람선을 탑승할 때 배에 구명조끼도 없었다’고 언급했다. 안전벨트도 없었다고 밝힌 A씨는 수십척의 배가 야경투어를 하기 때문에 배 끼리 충돌하면 대형사고가 날 수 있는데, 안전 대책이 부실한 것은 이해가 되지 않았고 또 매우 불쾌했다고 밝혔다.

한편, 30일 이번 단체 여행 상품을 판매한 참좋은여행에 따르면 여행사 인솔자는 유람선 탑승 시 관광객들에게 구명조끼 착용을 안내하게 돼 있다. 다만 이번 사고에서 참변을 당한 관광객들이 구명조끼를 입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이날 참좋은여행 관계자는 기자회견에서 “유람선 탑승할 때 확인은 못 했다”면서 “배에 탈 때 구명조끼를 무조건 착용하게 하고, 배 위에서도 벗지 않도록 당부하고 있으나 (사고 발생 당시 착용 여부는) 확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앞서 로이터통신 및 헝가리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지난 29일 오후 9시쯤(한국시간 30일 오전 4시) 35명의 탑승객과 선원들을 태운 유람선이 정박한 대형 크루즈선과 충돌하면서 강 밑으로 충돌했다.

여행사에 따르면 35명 중 한국인은 고객 30명, 선원 1명이다. 현지에 폭우가 내리는 가운데 구조대가 빗속에서 구조작업을 진행 중이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날 한국시각으로 오전 9시 기준 한국인 7명이 구조됐고, 7명이 사망했다. 19명은 실종된 상태다.

BBC 및 가디언 등 외신에 의하면 다뉴브 강 인근은 이달 초부터 폭우가 이어져 강 수위가 매우 높아져 있으며 급류 또한 빠른 상황이었다.

침몰 당시 비가 많이 내린 탓에 배가 빠른 속도로 가라앉아 사고가 커졌다. 현장에는 소방선과 응급차 등 수십 대가 출동해 구조와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폭우로 물살이 빨라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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