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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4 (월)

“헝가리 유람선 사고 지점 특이한 지형”…전문가 추정 사고원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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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헝가리 부다페스트 하블라니호 사고 당시 추정 영상. [사진 idokep.hu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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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발생한 유람선 침몰 사고와 관련해 사고지점의 특이한 지형과 악천후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운항이 대형 사고를 불러왔다는 해양사고 전문가들의 추정이 나왔다.

연합뉴스는 김삼열 전 목포 해양심판원장 등 4명의 해양사고 전문가들과 인터뷰를 인용해 다뉴브강의 특이한 지형과 사고 당시 날씨가 선박 사고 간와 관련이 있다고 보도했다. 또 피해자 대부분이 구명조끼를 입지 않은 것으로 추정되고, 갑작스러운 사고로 제때 배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인명피해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우선 사고 당시 많은 비가 쏟아지던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무리하게 출항 것이 사고 원인으로 지목됐다. 김삼열 전 목포해양심판원장은 30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알려진 사실들을 종합해 보면, 사고가 났을 때 여객 대부분은 비를 피해 객실 안에 있어서 신속한 탈출이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객실 안으로 삽시간에 물이 들어와 출입문을 찾기도 어려운 데다가 수압 때문에 문을 열기도 어려웠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영철 한국해양구조협회 부산지부 사무국장은 선박 운항 관계자의 안전불감증을 지적했다. "야간에 폭우가 내려 시야 확보가 어려운 데다 물살도 빠른 상황에서 왜 무리하게 출항했는지 모르겠지만 안전불감증으로 사고가 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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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유람선이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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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로 인해 빨라진 강물의 유속이 대형 사고를 유발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백점기 부산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언론보도를 종합해 보면 다뉴브강은 폭이 좁고 수심도 얕은 데다 모래가 쌓인 삼각주도 많아 배가 다닐 수 있는 항로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많은 유람선이 좁은 항로로 다닐 수 밖에 없는 구조여서 선박사고 개연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백 교수는 많은 비가 쏟아진 상황을 언급하며 "인근에서 빠른 속도로 운항하던 대형 선박에 추돌당하면서 선체가 크게 파손됐다. 사고 당일 밤 비가 많이 내렸고, 물살이 빠르다보니 큰 피해로 이어진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윤종휘 한국해양대 해양경찰학과 명예교수 역시 "강풍이 불면 강이라도 파도가 생기고, 폭우로 유속이 빨라지면 선장이 사고에 대처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고가 날 때 상대 선박 속력이 중요한데 살짝 부딪히면 전복까지 되지 않지만, 유속이 빠르면 선박 속도가 높아져 사고 충격이 커진다"고 했다.

이어 "(사고 당시 날씨에서는) 구명조끼를 입어도 수온이 낮아 견디기 힘들기 때문에 구조가 늦어지면 그만큼 생존 확률이 떨어지게 된다"고 우려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현지시간 29일 오후 9시 5분(한국시간 30일 새벽 4시5분) 한국인 관광객 30명과 한국인 가이드 3명, 헝가리 승무원 2명 등 총 35명이 탄 유람선 ‘머메이드쉽’이 다뉴브강에서 야간 항해 중 침몰했다. 침몰은 스위스선사의 대형 크루즈 ‘바이킹리버크루즈’와 충돌하면서 발생했다. 상대적으로 큰 크루즈에 부딪히면서 유람선이 침몰한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는 "오전 11시까지 구조자 현황을 파악했는데 추가 구조 소식을 듣지 못했다"며 "오전 11시, 한국인 탑승객 기준으로 7명 사망, 7명 구조, 19명 실종 상태"라고 밝혔다. 7명 구조자들은 30~60대의 여성 6명, 남성 1명으로 알려졌으며 부다페스트 병원 3곳에 입원해 있다. 이 당국자는 "탑승객 중엔 70세 이상 1명, 10세 이하도 1명 있다"며 "정확한 신원 파악에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외교부는 현지 날이 밝는대로 사망자 신원 등도 파악할 계획이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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