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통영시 성동조선해양 작업장이 텅 비어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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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국내 중형 조선소들이 장기 불황에 더해 일회성 악재에 시달리며 올해 1분기 부진한 수주실적을 이었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 시황 회복을 기대하는 분석이 주를 이루지만, 이 기간 생존을 담보하기 어렵다며 정부 및 금융권의 적극적인 지원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장기불황에 中 둘러싼 악재까지…중형 조선 위기 ‘현재진행형’
29일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중형조선소들의 신규 수주는 단 4척(8만CGT)로, 전년 동기 대비 20.7% 감소했다. 수주잔량은 총 45척(98만4000CGT)로 전 분기 대비 3.4% 감소했다. 1분기 중 중형 탱커시장이 더욱 침체됐고, 계속된 중형 조선소들의 구조조정으로 정상영업이 가능한 조선소가 극소수에 불과해 수주 실적이 크게 부진했다는 분석이다.
엎친 데 덮친 격 일회성 악재까지 중형 조선소들을 괴롭히고 있다. 최근 미·중 무역전쟁이 지속되며 전세계 경기가 둔화되고 있고, 연초 브라질 대 붕괴 사고에 의한 해운 시황 하락 등으로 신조선 발주가 크게 위축됐다는 평가다. 양종서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황산화물규제 강화 시행을 1년 앞두고, 당초 올해 하반기 시황 회복이 예상됐으나 예상치 못한 악재들로 규제 영향을 더 지켜보기 위한 선주들의 관망세가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그리스 선주들이 아프라막스 탱커를 대거 중국 조선소에 발주했으며, 이는 한국보다 5~10% 싼 가격 때문이라는 평가”라며 “벌크 신조시장이 무너지면서 중국 조선소들이 공격적으로 탱커 시장에 들어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생태계 붕괴되면 대형도 위험“
관련 업계 불안감은 날로 고조되고 있다. 그간 시장경제 논리에 따라 이미 다수의 중형 조선소들이 역사의 뒤안길로 자취를 감춘 상황에서, 그나마 생존한 중형 조선소들마저 문을 닫는다면 기자재 업체들의 붕괴는 물론 대형 조선소들의 경쟁력 약화까지 국내 조선업 저체 생태계 붕괴가 이어질 것이란 우려다. 당장 다음달 13일 3차 매각 본입찰이 예정된 성동조선해양은 이에 실패할 경우 청산이 유력하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기자재는 선박의 크기보다 척수가 중요한데, 대형 대비 중형 조선소들이 건조 척수가 더 많은 것이 일반적이다. 중형 조선소가 중심인 일본을 예로 들면 전세계 수주 점유율은 한국 대비 3분의 1에 불과하지만 건조 척수가 2배 이상”이라며 “국내 조선업계가 대형만 살아남고 중형이 모두 문을 닫는다면 그만큼 수많은 기자재 업체들이 문을 닫을 수밖에 없으며, 이는 곧 기자재 단가 상승으로 이어져 대형 조선소들도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료=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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