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의 3기 신도시 발표 이후 후폭풍이 거세다. 설익은 공급 대책이 급하게 나온 탓에 시장은 혼란스럽다. 지역별로 반응도 다양하다. 서울 강남, 경기 고양·파주, 인천 검단 등 일부 지역의 집값이 출렁이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떤 대응 전략을 짜야 할까. 3가지 장면으로 나누어 살펴보자.
첫째, 서울 잠실 주공5단지, 대치 은마, 압구정 현대 등 강남 재건축 '대장주'들의 가격이 4월 이후 2억~3억원씩 오르고 있다. 작년 말 이후 3억~4억원씩 집값이 뚝뚝 떨어졌던 곳들이다. 마포, 용산, 성동, 광진 등 강북 인기 지역의 중소형 아파트들도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정부의 9·13 대책 이후 거품이 꺼지던 모습과 판이하게 다르다.
이 지역들의 집값이 다시 반등한 이유는 부동산경제학에서 말하는 '대체효과' 때문이다. 3기 신도시 발표를 통해 서울 강남 같은 고급 주거지를 대체할 곳이 더 이상 없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대체 불가능한 상품은 가격이 오르기 마련이다. 결국 서울 집값의 안정을 위해서는 분당, 판교, 광교, 위례 신도시 같은 서울에 버금가는 대체 신도시를 추가로 조성해야 한다는 얘기다.
지난 12일 파주 운정신도시에서 열린 3기 신도시 지정 반대 집회. /파주=남강호 기자 |
둘째, 3기 신도시 발표로 1·2기 신도시인 경기 고양 일산, 경기 파주, 인천 검단이 직격탄을 맞았다. 거래 문의조차 끊겼고, 집값 약세는 물론 청약 시장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견디다 못한 주민들은 '1·2기 신도시 죽이기' 정책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는 '빨대효과' 때문이다.
입지 조건이나 거주 환경이 좋은 3기 신도시를 건설하기로 하면서 1·2기 신도시는 인구가 유출되는 등 찬밥 신세로 전락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이를 막기 위해선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1·2기 신도시 교통 대책이나 자족 기능 확충 대책을 빨리 추진해야 한다.
셋째, 둘째 상황과 정반대 현상도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 고양 창릉 신도시 인근인 삼송, 원흥, 화정지구와 부천 대장 신도시 인근인 중동, 오정동, 원종동 일대 아파트는 집값이 수천만원씩 뛰고 있다. 이는 '편익편승효과'로 풀이할 수 있다. 주변에 신도시가 들어서면 교통, 상권 등 편익을 함께 누릴 수 있어 집값이 되레 상승한다는 이론이다.
3기 신도시 발표 이후 이렇게 다양한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 투자자 입장에선 옥석을 가리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투자하려는 지역에서 어떤 효과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는지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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