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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게임정책과 업계 현황

‘청소년 10명중 1~2명 게임중독?’…게임중독 질병화 놓고 교육계 의견 분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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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과몰입, 막대한 사회적 비용 초래…예방ㆍ초기치료 필요”

- “청소년 게임중독, 원인은 학업 스트레스…자연스럽게 치유”

헤럴드경제

[사진=국내 청소년 15%가 게임을 포함한 인터넷ㆍ스마트폰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과의존 위험군’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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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세계보건기구(WHO)가 국제질병분류(ICD) 개정안에 ‘게임중독(Gaming disorder)’을 등재하기로 한 가운데 교육계에서는 게임중독 질병화에 대한 찬성과 반대 등 의견이 분분하다.

27일 가톨릭대학교와 보건복지부가 지난 2012년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게임을 포함한 인터넷 중독으로 인해 발생하는 자해, 범죄, 치료 등 사회경제적 비용은 연간 7조8000억~10조1000억원에 달한다.

성윤숙 학교폭력예방교육센터장은 “최근 들어 일본, 독일 등 일부 선진국들이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중심의 중독성 있는 국내 게임 수입을 차단하고 있다”며 “(게임중독 질병화는) 게임 중독 예방뿐만 아니라, 초기 치료를 통한 사회적 비용 절감도 고려해야 한다. 규제로 볼 것이 아니라 최소한의 보호장치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여성가족부가 초등학교 4학년과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 등 전국 129만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응답학생의 15%인 19만6000여명이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과의존 위험군’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터넷과 스마트폰 의존도가 둘 다 높은 ‘중복위험군’ 청소년은 조사 대상의 5%를 차지했다.

정신의학과 교수들은 게임중독을 정신질환으로 보는 데 동의하고 있다. 이연정 순천향대 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게임에 상당히 중독된 사람의 뇌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을 보면 도박이나 알코올, 마약 중독자와 상당히 유사하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반면 청소년기의 게임중독은 학업 스트레스로 인한 일시적 현상이라며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해소된다는 지적도 있다. 5년간 2000여명의 청소년을 추적 조사한 정의준 건국대 교수는 “게임과몰입을 병리적 중독으로 아니라 일정 시기를 거쳐 자연스럽게 해소된다”고 했다.

정 교수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매년 과몰입군의 50~60%는 1년후 특별한 조치 없이도 일반군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년간 과몰입군을 유지한 청소년은 11명(1.4%)에 불과했다.

게임과몰입은 게임 이용시간이 아닌 자기통제력의 부족과 상관관계가 깊다. 또, 자기통제력은 게임 이용시간이 많아서가 아니라 학업 스트레스와 연관관계가 더 깊었다. 청소년기 자기통제는 학업 스트레스로 인해 약해지게 되는데, 이는 국내 및 아시아 지역에서 유난히 치열한 대학 입시로 인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정 교수는 “스트레스에 취약할수록 그것을 이겨낼 방안을 찾게 되고, 중독적 행위에 취약하게 돼 게임과몰입이 발생하는 것”이라며 “게임이 청소년들에게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았기 때문에 게임과몰입 현상으로 나타나는 것일 뿐, 게임이 없어진다면 스마트폰, 유튜브 등 또 다른 것의 중독 증세로 발현될 것”이라고 말했다.

gr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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