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분가능 소득 10년만에 감소
최저임금 인상·비정규직축소
‘약한 고리’ 저소득층이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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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가계소득이 5분기 연속 줄어들고 전체 가구의 가처분소득이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만에 감소세를 보이는 등 ‘소득 쇼크’가 지속되고 있다. 경기 부진에 따른 일자리 위축과 자영업자들의 경영난 등 경기적 요인과 고령인구 증가 등 인구구조적 요인, 최저임금 인상 후유증 등 정책적 요인까지 3박자가 복합된 때문이다.
더욱이 정부가 취약계층의 소득을 확충함으로써 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복원하기 위해 최저임금의 빠른 인상과 비정규직 축소, 근로시간 단축 등을 3년째 추진하고 있지만, 정책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오히려 그 부작용으로 저소득층이 타격을 받는 ‘역설적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과 최저임금 정책 등에 대한 논란이 더욱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24일 통계청의 ‘2019년 1분기 가계소득조사’ 결과를 보면 전체가구의 명목소득은 월평균 482만6000원으로 1년 전보다 1.3%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러한 증가율은 2017년 2분기(0.9%) 이후 최저치다. 물가를 감안한 실질소득 증가율은 0.8%에 머물렀다.
1분기 명목소득을 유형별로 보면 가계소득의 3분의2를 차지하는 근로소득은 월 322만800원으로 0.5% 늘어 사실상 정체했다. 1분기 취업자가 17만7000명 늘었지만, 상당부분이 60대 이상 공공근로 등이어서 근로소득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던 것이다.
사업소득은 89만2200원으로 1.4% 줄어 2분기 연속 감소세를 지속했다. 경기부진에 따른 자영업이 타격을 받은 때문이다.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화 정책으로 부동산시장이 냉각되면서 재산소득은 1만6500원에 머물러 1년 전보다 26.0% 줄었다. 반면에 정부가 지원하는 기초연금 등 이전소득은 67만3400원으로 14.2% 늘어나면서 전체 소득이 줄어드는 것을 막은 것으로 보인다.
전체가구의 소득이 정체한 가운데 세금과 공적연금, 이자비용, 사회보험금 등 비소비지출이 8.3% 증가하면서 이를 제외한 명목 처분가능소득은 0.5% 줄었다. 처분가능소득이 감소한 것은 금융위기 때였던 2009년 3분기(-0.9%) 이후 10년만에 처음이다.
이러한 소득 위축은 특히 저소득층에 악영향을 미쳤다.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명목소득은 월평균 125만4700원으로 1년 전보다 2.5% 줄었다. 1분위 소득 감소폭은 지난해 4분기(-17.7%)보다 크게 축소됐지만, 지난해 1분기 이후 5분기째 감소한 것이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일자리를 잃은 사람과 소득이 적은 고령층이 증가하면서 1분위 가구의 근로소득은 1년 전보다 14.5%나 감소했다.
이에 비해 2분위(4.4%), 3분위(5.0%), 4분위(4.4%) 등 차하위ㆍ중간ㆍ차상위 계층의 소득은 비교적 균등한 증가세를 보였다. 하지만 상위 20%인 5분위 소득은 2.2% 줄었다. 근로소득(-3.1%), 사업소득(-3.1%), 재산소득(-11.4%) 등이 감소한 때문이다.
지난해 극심하게 벌어졌던 양극화가 다소 완화되는 등 분배지표는 개선됐다. 1분위와 5분위의 소득격차를 보여주는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올 1분기 5.80배로 1년 전(5.95배)보다 0.15배포인트 축소됐다. 1분기 기준으로 5분위 배율이 축소된 것은 2015년 이후 4년만이다. 하지만 이는 1분위와 5분위의 소득이 동시에 감소하면서 나타난 것으로 큰 의미는 부여하기 어렵다.
이해준 기자/hj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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