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소심 첫 공판 휠체어 출석
24일 재판 증언 여부엔 ‘침묵’
이 전 대통령의 항소심 재판부는 24일 김 전 기획관을 증인으로 다시 부르기로 했는데, 김 전 기획관은 출석 여부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김 전 기획관은 이날 서울고법 형사3부(재판장 배준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자신의 항소심 첫 공판에 모자와 마스크를 쓴 채 휠체어를 타고 나왔다. 김 전 기획관은 “그동안 소환장 송달이 안됐는데 어디에 거주했냐”는 재판부 질문에 “집에서 요양하고 있다”고 답했다. 김 전 기획관은 지난 3월19일과 4월23일 공판기일이 잡혔지만 건강이 좋지 않다며 나오지 않았다. 폐문부재(문이 잠겨 있고 사람이 없음)로 소환장이 송달되지 않자, 재판부는 전날인 20일 김 전 기획관을 찾아달라고 경찰에 ‘피고인 소재 탐지촉탁서’까지 보냈다.
이날 검찰·변호인 양측 모두 항소심에서 새로 낼 증거가 없다고 밝히면서 변론이 종결됐다. 검찰은 1심처럼 징역 3년을 구형했다. 김 전 기획관은 최후진술에서 “건강이 안 좋아서 재판에 나올 생각을 못했다.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고 자숙해서 살아가겠다”고 했다. 김 전 기획관에 대한 항소심 선고는 7월4일 이뤄진다.
김 전 기획관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할 것인지’ ‘증인 출석을 일부러 피하는 건지’ 등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김 전 기획관은 이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2008년과 2010년 두 차례에 걸쳐 김성호·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준비한 4억원의 특수활동비를 건네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뇌물 방조 혐의는 무죄, 국고손실 방조 혐의는 공소시효가 지났다고 보고 면소 판결했다.
‘MB 집사’로 불리던 김 전 기획관은 이 전 대통령 재판의 핵심 증인이었다. 삼성의 다스 소송비 대납, 국정원 특활비 상납 등에 대한 김 전 기획관의 진술은 이 전 대통령이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김 전 기획관은 이 전 대통령 항소심 재판부의 6차례 증인 소환에도 출석하지 않았다. 당시 구인영장까지 발부됐으나 법정에 나타나지 않았다. 항소심에서 김 전 기획관의 진술 신빙성을 탄핵하려던 이 전 대통령 측은 “직접 소재를 파악하겠다”며 나서기도 했다.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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