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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정부 "서울 아파트값 더 내린다"… 시장 곳곳선 반등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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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값이 역대 최장 기간 하락 기록을 매주 경신하고 있다. 20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값은 지난해 11월(셋째 주)부터 지난주까지 26주 연속 하락하고 있다.

조선비즈

롯데건설이 서울 길음동에 문을 연 '롯데캐슬 클라시아' 모델하우스 앞에서 지난 19일 방문객들이 줄을 서 있다. 지난 주말 전국 13개 사업장에서 1만 6000여 가구의 아파트·오피스텔 모델하우스가 문을 열었고, 서울·성남 등 수도권 인기 지역 여러 모델하우스에서 이런 입장 대기 행렬을 볼 수 있었다. /롯데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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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26주 합산 하락 폭은 1.5%에 불과하다. 2016년 1월부터 작년 9월까지 16% 오른 것과 대조적이다. 청약시장이나 강남 재건축 단지에선 반등 신호도 감지되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서울 집값이 계속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과 "바닥을 다지고 다시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보유세 고지서 오면 더 내린다"

서울 집값 '대세 하락론'의 배경 논리는 '단기간 급등'과 '정부 규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로 매물이 사라졌고, 실수요자도 대출이 막혀 집을 사기 어려워졌다"며 "거래 절벽이 회복될 기미가 안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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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세 고지서가 나오는 7월부터 집값 하락이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세금 부담이 커지면서 갭투자자 중심으로 불안감에 매물을 던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 조사에 따르면 작년 7월 이후 9·13까지 갭투자 비중은 전체 거래의 59.6%에 달했지만 올해 1~4월은 45.7%로 줄었다. 박선호 국토부 차관은 최근 한 방송에 출연해 "서울 집값을 안정시키기 위한 대책의 효과가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더 떨어질 것이란 의미다.

주말 모델하우스엔 구름 인파

하지만 최근 시장에서는 '반등'을 알리는 신호도 동시에 나타난다. 지난 주말 문을 연 수도권 인기 지역 여러 모델하우스에서 나타난 수십m 장사진(長蛇陣)이 대표적이다. 서울 길음동 롯데캐슬 클라시아 모델하우스는 17~19일 사흘간 3만명이 다녀갔다.

강남 아파트 가격도 반등하고 있다. 재건축 단지인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76㎡는 작년 9월 18억5000만원에서 올해 2월 14억8000만원으로 '바닥'을 찍은 뒤, 3월부터는 15억원짜리들이 줄줄이 팔려나가 현재 호가는 16억6000만원 정도다. 도곡동 도곡렉슬 전용 114㎡의 지난달 거래 가격은 지난해 고점(11월)과 똑같은 25억7000만원이었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서울 아파트 공급 부족'이란 근본 원인이 그대로이기 때문에 반등은 결국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2008년 전 고점과 비교하면 12년간 20% 정도 오른 것인데, 경제 규모가 1.5배로 커진 것을 감안하면 비정상적인 급등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결국은 재건축 규제 완화가 관건"

전문가들은 규제로 한동안 서울 집값을 장기적으로 안정화하려면 수요에 걸맞은 새 아파트 공급이 제때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서울은 도시 개발이 이미 마무리됐기 때문에 재건축, 재개발을 통해서만 새 아파트를 공급할 수 있다. 하지만 작년 초과이익환수제가 시행된 후 강남 아파트 재건축은 올스톱됐고, 강북에서 추진되던 재개발 역시 박원순 서울시장이 도시 재생으로 정책 방향을 바꾼 후 지연되고 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최근 3~4년 사이 재건축 절차를 마친 아파트의 입주가 몰리면서 지금 당장은 서울 아파트 공급이 충분한 것처럼 보이지만 작년부터 재건축이 올스톱된 충격이 시차를 두고 나타날 것"이라며 "재건축 규제를 풀지 않으면 2021년 이후 서울 집값은 다시 반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순우 기자;이송원 기자(lssw@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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