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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공매도 시장은 외국인 독무대… 공시 96% 이상 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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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공매도 주식을 대량으로 가지고 있는 투자자 96% 이상이 외국인 투자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매도 시장은 사실상 외국인 투자자의 전유물인 셈이다.

공매도란 말그대로 ‘없는 것’을 판다는 뜻이다. 주식이 하락할 때 주주의 주식을 빌린 뒤 잠시 팔았다가, 낮은 가격에 다시 사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되면 주식을 빌린 사람은 차액만큼 수익이 생기고, 다시 주식을 사들여 주주에게 돌려줬으니 보유 주식도 변동이 없다.

국내에서는 증거금을 내고 빌려와 파는 차입 공매도는 가능하나, 빌려온 주식 없이 매도부터 먼저하는 무차입 공매도는 금지하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공매도 잔고 대량보유자 공시’ 12만1035건 중 외국인 투자자 공시가 11만6973건으로 96.6%에 달했다. 국내 투자자 공시는 4062건으로 3.4%에 불과했다.

앞서 2016년 6월 ‘공매도 잔고 공시’ 제도가 생기면서 투자자나 그 대리인은 공매도 잔고가 해당 종목 상장주식 총수의 0.5% 이상이 되면 의무적으로 이를 공시해야 한다. 또한 물량 비중이 0.5%미만이어도 공매도 금액이 10억원이 넘으면 공시 대상이다.

지난해 공시를 낸 투자자는 증권사·자산운용사 등 43곳의 기관 투자자(외국인 투자자 포함)와 1명의 개인 투자자로 나타났다.

공시를 가장 많이 한 곳은 영국계 금융회사인 ‘모간스탠리 인터내셔날 피엘씨’로 전체의 44.5%인 5만3855건에 달했다.

‘메릴린치인터내셔날’ 2만963건(17.3%), ‘크레디트 스위스 시큐리티즈 유럽 엘티디’ 2만403건(16.9%), ‘제이피모간 증권회사’ 8412건(7.0%), ‘유비에스에이쥐’ 4259건(3.5%), ‘골드만삭스인터내셔널’ 3677건(3.0%) 등이 뒤를 이었다.

국내 투자자 중에서는 메리츠종금증권이 935건(0.8%)으로 가장 많았다. NH투자증권 574건(0.5%), 안다자산운용 422건(0.3%), 이베스트투자증권 397건(0.3%), 삼성증권 338건(0.3%), 미래에셋대우 243건(0.2%), KB증권 192건(0.2%)이 그 뒤를 이었다.

시장별로는 코스닥시장이 7만9242건(65.5%), 코스피시장이 4만1793건(34.5%)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주가 변동성이 큰 코스닥 시장에서 공매도가 더 많이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에서 무차입 공매도 사건도 종종 발생하면서 아예 공매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앞서 지난해 11월 증권선물위원회는 무차입 공매도가 적발된 골드만삭스인터내셔널에 과태료 75억원을 부과한 바 있다.

반면에 일각에서는 공매도가 주식시장의 효율성과 유동성을 높히면서 ‘필요악’이라는 의견도 제시했다.

김범수 기자 swa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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