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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4 (월)

'손해율↑' 車보험에 치인 손보사, 실적 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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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전혜영 기자] [車보험 손해율 악화 영향, 삼성화재 등 실적 내리막…'저축성→보장성' 체질개선 효과, 삼성생명 등 선방]

머니투데이

1분기 보험업계는 전반적으로 성장세가 둔화된 가운데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로 고전하고 있는 손해보험사의 실적 하락이 두드러졌다. 생명보험사는 한화생명 등을 제외하면 예상보다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車보험 후폭풍, 고전하는 손보사=손보사들은 1분기에 우려한대로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1위 업체인 삼성화재는 1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23.3% 감소한 2308억원을 기록했다. 원수보험료는 4조591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 늘어나는데 그쳤다.

자동차보험의 원가 상승으로 손해율이 악화된데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인보험 시장에서 메리츠화재의 추격이 계속되면서 실적 개선이 주춤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중동 지역에서 대규모 비 피해로 수재(해외로부터 재보험을 가입 받는 것) 손실이 발생해 부담이 더 커졌다.

2위권 보험사도 성적표는 신통치 않다. 현대해상은 1분기 당기순이익이 773억1000만원으로 27.1% 급감했다. 영업이익도 1250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16.4% 줄었다. DB손해보험도 1분기 순이익이 10% 줄어든 992억원이었다. 영업이익은 18.9% 감소한 1289억원에 그쳤다.

자동차보험 비중이 적은 메리츠화재는 비교적 선방했다. 1분기 당기순이익이 658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4.3% 늘었다. 영업이익은 904억원으로 3.5% 증가했다. 메리츠화재는 자동차보험 비중이 5% 미만으로 손해율 악화의 영향을 덜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대신 수익성이 높은 장기 인보험에 집중하는 전략을 펴며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손보사들이 다음 달에 자동차보험료를 1.5% 가량 인상할 예정이지만 올 초에 3% 가량 올리고도 손해율이 개선되지 않고 있어 실적 개선 효과는 크지 않을 전망”이라며 “사업비 절감이나 보험금 누수를 막을 방안 등을 찾고 있지만 단기간 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실적을 공시하는 국내 11개 손보사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총6348억원으로 불과 2년 만에 40% 이상 뚝 떨어졌다. 2017년에는 1조789억원을 기록했다.

◇체질개선 효과, 선방한 생보사=반면 생보사들은 주력 상품을 저축성에서 보장성으로 바꾸는 체질개선 효과가 나타나면서 양호한 실적을 내놨다. 저축성 보험을 많이 팔던 생보사들은 새 국제회계기준(IFRS 17) 도입해 대비해 보장성 상품의 판매 비중을 끌어올리고 있다. 보장성 상품은 저축성보다 판매가 쉽지 않아 한동안 생보사의 실적 고전 요인으로 꼽혔다.

1위 업체인 삼성생명은 1분기 당기순이익 4473억원으로 1년 전보다 14.7%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8조1688억원으로 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5639억원으로 2% 늘었다. 장래 이익의 흐름을 가늠하는 지표인 신계약 가치가 21% 늘어난 3146억원으로 향후 실적 전망을 밝게 했다.

교보생명도 견조한 실적을 보여줬다. 1분기 순이익은 285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854억원보다 54% 급증했다. 반면 한화생명은 1분기 순이익이 2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2.52% 급감했다. 치매보험으로 소위 ‘대박’을 터뜨리며 시장점유율이 크게 늘어났지만 대규모 투자손실이 발목을 잡았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당초 1000억원 이상 당기순이익 달성이 예상됐으나 딜라이브 등 보유지분 일부를 손상으로 인식하면서 일회성 요인이 발생해 700억원 이상이 투자손실로 빠져나갔다”고 설명했다.

보험업계 다른 관계자는 “한화생명은 삼성생명, 교보생명 등에 비해 주력 상품 교체에 따른 체질개선 효과가 더디게 나타나고 있다”며 “단기납 상품 등 수익성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상품 판매 비중이 높아 2분기 실적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전혜영 기자 mfutur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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