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브더칠드런 100주년 기념 사진전 '전쟁과 아동'
부모와 친구 죽음 본 공포에도 교육 받길 희망
'안전한 학교 선언' 서명 참여도 진행
서울 마포구에 사는 김지현(40·여) 씨는 17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국제구호단체 세이브더칠드런 사진전 '전쟁과 아동'을 보며 이렇게 말했다. 21일까지 5일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이번 전시엔 시리아·예멘·미얀마 등 분쟁 지역 및 난민 캠프에서 지내는 아동 사진 30점을 선보인다.
세이브더칠드런 창립 100주년 기념 사진전 '전쟁과 아동'에 전시된 사진. 두 소녀는 친자매다. [김나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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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브더칠드런 미디어커뮤니케이션부 박영의 부장은 "국제법상 학교와 병원을 공습하는 건 금지돼 있지만, 현실에선 빈번히 이뤄지고 있다. 그 피해는 모두 아동에게 돌아간다"고 설명했다. 또 영상을 통해 분쟁 지역의 10대 초반 아동이 25kg의 감자 포대를 나르다 허리를 다치고 목공소에서 일하다 손이 베어 피가 철철 날만큼 과도한 노동에 시달린다는 내용도 볼 수 있다.
서울 청계광장에서 17일부터 21일까지 사진전 '전쟁과 아동'이 열리고 있는 부스 [사진 세이브더칠드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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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전 한편엔 힘겨운 상황에서도 교육받기를 간절히 바라는 아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전시를 위해 시리아에 갔다 온 박영의 부장은 "그곳에서 만난 아이들에게 '꿈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대부분 '학교에 돌아가서 공부하는 것'이라고 대답해 놀랐다"고 전했다. 눈앞에서 부모가 총에 맞아 숨지고 어제 함께 놀던 친구가 세상을 떠나는 심한 트라우마를 겪으면서도 아동들은 희망을 놓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박 부장은 "교육으로 미래를 재건하겠다는 아이들이 의젓하게 느껴졌다"고 덧붙였다.
세이브더칠드런 창립 100주년 기념 사진전 '전쟁과 아동'. [사진 세이브더칠드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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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오는 28~29일 스페인 정부는 학교 등 교육 시설을 보호하고 군사적 사용을 막도록 각국 정부와 약속하는 제3회 '안전한 학교에 대한 국제회의'를 연다. 현재 이 선언에 87개국이 동참했고 한국 정부는 아직 선언을 승인하진 않았으며 회의에는 참석할 예정이다. 세이브더칠드런은 한국 정부가 이 자리에서 '안전한 학교 선언'을 위한 움직임에 동참하기를 촉구해 왔다.
이번 행사는 세이브더칠드런 창립 100주년 기념 캠페인 '아동에 대한 전쟁을 멈춰라'(Stop the War on Children)의 일환으로 기획됐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제1차 세계대전 종전 직후인 1919년, 영국 여성 에글렌타인 젭이 적국이자 패전국인 독일과 오스트리아 아동을 구하기 위해 창립한 단체다.
세이브더칠드런을 창립한 에글렌타인 젭. [사진 영국 세이브더칠드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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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베트남 전쟁과 한국 전쟁 등 현대사의 큰 전쟁에서 고통받는 아이들을 보호했다. 국내에선 체벌 금지 캠페인 등 아동 권리 옹호에 힘써온 바 있다.
김나현 기자 respiro@joongn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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