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모욕·명예훼손" 주장과 제보 기관 실체 불분명
소방본부장 "인사·제도 개선 불만이 제보 원인 같다"
권 본부장은 이날 연합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소방 업무 능력 강화를 위한 시책 추진에 불만을 품은 누군가가 악의적으로 허위 제보를 한 것 같다"며 이렇게 말했다.
[제작 조혜인] 일러스트 |
전날 몇몇 지역 언론사에는 '충북소방발전협회'라는 단체 명의의 편지가 도착했다.
실체가 불분명한 이 단체는 편지에서 권 본부장이 세종소방본부장 재임 때의 일로 정직 처분을 받았고, 제천 화재 참사 이후인 지난해 1월 충북으로 자리를 옮긴 후 직원들을 상시 모욕했으며 명예도 훼손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작년 휴일에는 직원들을 강제 소집해 당시 행정부지사를 대상으로 한 향응을 강요했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제보 편지는 "소방청은 즉각 권 본부장 후임자를 임명해야 하며 충북지사는 관리·감독 소홀에 따른 사과 및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권 본부장은 "모욕이나 명예훼손 등의 일이 있었다면 저에 대해 감사가 벌써 이뤄졌을 것"이라며 "익명의 제보는 인사 개선책 시행이나 제도 개선에 대한 불만에서 비롯된 일 같다"고 지적했다.
권대윤 충북소방본부장 |
그는 청주의 한 2층 노래방 비상구에서 손님 5명이 추락해 다치는 사고가 발생한 후 안전시설 개발을 지시했고, 전통시장에서 불이 났을 때 소방차가 신속히 진입할 수 있는 '유도표지선 그리기' 사업 등을 추진해 왔다.
이런 게 일부 직원의 불만을 샀을 수 있다는 게 권 본부장의 얘기다.
권 본부장이 직원들에게 향응을 요구했다는 주장과 관련, 충북도 관계자는 "화재 참사 이후 당시 행정부지사가 직원 격려 차원에서 점심을 함께 한 자리였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권 본부장은 자신이 정직 1개월 처분을 받은 데 대해 이번 주 중으로 인사혁신처에 소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소방청은 세종소방본부장 재직 당시인 2015년 청사 인근 국밥집에서 점심을 얻어먹었다는 이유 등으로 지난달 그를 중징계했다.
한편 충북 소방본부는 권 본부장의 징계 소식을 뒤늦게 확인한 후 일종의 직무 대행인 '대리 근무' 체계로 운영되고 있다.
소방청이나 충북 소방본부는 권 본부장의 징계 처분이 개인적인 사안이라는 점에서 일절 공개하지 않았다.
k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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