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
경찰 수장이 '조직의 명운을 걸겠다'던 버닝썬 경찰 유착 수사가 초라한 성적표로 사실상 마무리됐다.
이른바 '경찰총장'으로 거론된 윤모 총경에 대해 직권남용 한 건에 대해서만 기소하게 되면서 부실수사 비난을 피하기 힘들게 됐다.
15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빅뱅 전 멤버 승리(29·본명 이승현), 정준영 등이 포함된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경찰총장으로 지목된 윤 총경에 대해 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혐의로 기소의견 송치할 예정이다.
윤 총경은 2016년 7월말 라운지바의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 단속 이후, 단속 사실과 사유 등 수사상황을 유씨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았다.
경찰은 경찰 유착 의혹 수사에 조직의 명운을 걸었다고 할 만큼 수사 인력을 집중적으로 투입했다. '버닝썬 사태'와 관련한 수사 인력은 총 152명까지 늘었고 이 가운데 56명이 경찰 유착 의혹을 담당했다.
그러나 윤 총경에 대한 뇌물 및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부문에 대해서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
경찰은 그동안 윤 총경의 계좌내역과 카드사용내역 및 배우자인 김모 경정 등 관련자 50명을 조사하고 골프장 식당 탐문수사, 통화 기지국 비교 등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윤 총경이 유 전 대표와 식사 6회, 골프라운딩 4회를 함께하고 3회에 걸쳐 콘서트 티켓을 제공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유 전 대표의 라운지바 사건 개입 시점과 최초 골프개입 시점이 시기적으로 1년 이상 차이가 나고 접대 시점에서 별도 청탁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뇌물죄의 핵심인 '대가성'이 인정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청탁금지법 위반에 대해서도 2년에 걸쳐 제공받은 268만원 정도의 금품은 청탁금지법상 형사 처벌기준인 1회 100만원 또는 매 회계연도 300만원을 초과하지 않는 것으로 봤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경찰의 유착관련 수사가 미진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마약, 성범죄 등에서는 어느정도 성과가 나오기는 했지만 정작 경찰 유착 의혹 수사는 별 성과없이 사실상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경찰이 딜레마에 빠진 상황에서 당연한 결과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경찰 유착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거나 반대로 미진하더라도 결국 경찰에 대한 국민의 불신은 커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유착 비리 부분은 수사에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면서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만 최대한 빨리 마무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경찰은 이번 사태의 최초 폭로자인 김상교씨(29)를 둘러싼 고소·고발사건도 마무리했다. 버닝썬 장모 전 영업이사 등 2명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의견 검찰 송치하기로 하고 김씨에 대해서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과 폭행, 업무방해 혐의로 입건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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