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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英 사회 불평등 경고음…'절망의 죽음' 늘고 소득격차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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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수상자 디턴 교수·재정연구소 공동으로 불평등 연구 진행

"英, 美와 같은 불평등 사회로 될 우려 있어"

연합뉴스

영국 출신 노벨상 수상 경제학자 앵거스 디턴 [EPA=연합뉴스]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 출신으로 2015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앵거스 디턴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는 '절망의 죽음'(deaths of despair)이라는 개념을 만들었다.

그는 자살, 마약이나 알코올 중독 등과 연관된 죽음을 '절망의 죽음'이라고 정의했다.

영국의 유력싱크탱크인 재정연구소(IFS) 분석에 따르면 영국에서 10만명당 '절망의 죽음' 숫자는 1990년대 초만 해도 남성은 30명, 여성은 15명 수준이었지만 최근에는 각각 61명과 26명으로 급증했다.

가장 부유한 상위 1%의 소득이 영국 전체 가계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70년대만 해도 1%에 불과했지만 40여년이 지난 최근에는 8%까지 확대됐다.

런던 증시의 FTSE 100 기업 최고경영자의 평균임금은 1998년에는 노동자 평균의 47배였지만 최근에는 145배로 벌어졌다.

저소득 노동자 가구의 소득은 1990년대 중반 이후 거의 늘어나지 않았지만, 고소득층의 소득은 크게 늘어났다는 통계도 있다.

디턴 교수는 14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영국은 여전히 (불평등 측면에서) 미국보다는 낫지만, 미국에서 일어난 문제가 영국에서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은 주요 선진국 중 가장 불평등이 심한 나라 중 하나로 꼽힌다.

미국에서 대학을 나오지 않은 남성의 임금은 50여년간 오르지 않았고, 교육수준이 낮은 백인 중년 남성과 여성의 기대수명은 최근 3년간 감소했다.

디턴 교수는 영국이 불평등 측면에서 이같은 미국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해 디턴 교수는 IFS와 함께 향후 5년간 영국의 소득과 부, 건강, 사회 이동성, 정치적 참여와 관련한 불평등에 대한 검토를 진행할 예정이다.

디턴 교수는 "일부를 위해서만 작동하면서 민주주의적 자본주의가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지에 관한 실질적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디턴 교수는 영국 내에서 수도인 런던과 다른 지역 간 지리적인 불평등 역시 전체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요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런던에서는 '절망의 죽음'이 흔하지 않지만 북동쪽에서는 빈번하게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사람들은 더이상 모두가 공정한 기회를 갖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런던에서는 많은 좋은 일이 일어나지만 런던에서 떨어진 곳에 산다면 여러 나쁜 일을 경험하게 된다는 정서가 있다. 사람들은 왜 자신이 이렇게 뒤처져야 하는지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전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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