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중국發 원유·LNG 관세…미국 에너지 수출 강국 꿈 꺾어
미국의 대중 관세율 인상은 역으로 중국으로부터 미국산 LNG 부과 관세율을 현행 10%에서 25%로 인상시킬 수 있다. 중국은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가장 많은 LNG를 수입하는 국가다. 2017년에는 미국 LNG 수출의 15% 비중을 차지할 만큼 중국은 LNG 수입 대국이다. 스탠다드앤푸어스(S&P) 글로벌 플랫츠에 따르면 지금 추세라면 중국은 10년 안에 일본을 제치고 전 세계 최대 LNG 수입국이 된다.
LNG는 미국의 에너지 수출 강국의 꿈을 이뤄줄 중요한 자원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전 세계 LNG 수출은 2023년까지 30% 증가할 전망인데, 미국은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LNG 수출국이 된다. 즉, 중국이 미국산 LNG 관세율을 인상하면 현지 업계는 카타르 등 다른 국가로 수입처를 물색해야 하고 결과적으로 미국의 에너지 수출량이 감소할 수 있다.
중국 정유사들이 점차 많은 양의 미국산 원유를 사들이고 있는 시점에서 중국 정부의 미국산 원유 관세 부과 가능성은 타격이 크다. 중국 국영 시노펙의 자회사 유니펙은 지난달 말과 이달 초, 두 개의 미국산 원유 화물을 구입했다. 이는 미중 무역갈등으로 구입이 중단됐던 지난해 9월 이래 첫 주요 수입이다. 시노펙은 7월 운송 일정의 원유 공급 계약을 체결했고 시노펙 하이난 정유업체는 100만배럴의 미국산 원유를 7월에 공급받기로 했다.
만일 중국이 7월 전에 미국산 원유에 관세를 부과한다면 정유업체들은 주문한 원유를 보세창고로 보내야 할 지경에 놓인다. 이 때문에 정유사는 향후 미국산 원유가 아닌 기타 수입처를 찾게 된다. 한 시노펙 관계자는 그렇게 된다면 "서부 아프리카 원유로 눈을 돌릴 수 밖에 없다"고 S&P 글로벌 플랫츠에 전했다.
◆ 중국의 미국산 농산품 과세는 트럼프 지지층 이탈 초래
트럼프 대통령은 잠재적으로 150억달러의 예산을 들여 미국산 농산품을 사들이겠다고 지난 10일 밝혔다. 중국과 무역 갈등으로 피해를 본 농가를 달래기 위해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으로부터 거둬들인 관세로 국산 농산품을 "중국이 여태 사들인 규모보다 더 많이" 사들여 "가난하고 굶고 있는 국가들"에 인도주의적 지원을 하겠다고 트윗했다.
이같은 새로운 농가 지원 프로그램은 두 번째다. 농무부는 지난해 120억달러 예산을 들여 중국과 무역갈등에서 피해를 본 손실분과 낮은 가격에 판매된 농산품 가격을 보상했다. 미국 중서부의 농부들은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이다. 미국의 최대 수출 농산품인 대두에 대한 중국발 고율 관세는 농민층 지지를 빠지게 해 트럼프 대통령 재선에 타격이 될 수 있다.
|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으로부터 들인 관세로 농가를 지원하겠다고 하지만 대통령이 마음대로 하기는 힘들다. 미국 관세는 미 재무부의 일반 기금에 속하는데, 예산은 백악관이 아닌 의회가 책정한다.
미국 축산품수출협회의 톰 빌색 회장은 "트럼프는 그가 독재자가 아닌 사실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이는 그가 명령해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지원 프로그램의 경우, 농무부 산하 상품신용공사(CCC) 기금으로 충당했다. 상품신용공사는 농가소득과 가격의 안정, 지원과 설립을 위해 설립된 공사로 농산품 가격이 낮을 때 농민들 자금 지원과 대출을 제공한다. 문제는 트럼프 행정부가 의회에 제출한 내년 2020회계연도(2019년 10월 1일~2020년 9월 30일) 예산안에는 농무부에 대한 예산 15%가 삭감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부족한 예산과 더불어 언제까지고 정부가 나서서 농가를 지원해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여론조사 기관 갤럽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평균 국정 지지율은 40%대로 역대 대통령들 중에 낮은 수준이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을 찬성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로이터와 입소스(Ipsos)가 지난 9일 공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고 응답한 이는 45%로, 지난달 18~19일 설문조사 때보다 5% 증가했다. 해당 설문조사는 지난 6일 온라인으로 진행됐으며, 1006명이 설문에 참여했다. 오차범위는 약 4%포인트다.
로이터통신은 진보 성향과 민주당 지지 설문자들 사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찬성 목소리가 도드라졌으며, 오랜 시간동안 결론이 나질 않는 '러시아 스캔들' 수사가 유권자들을 피곤하게 했는 지 혹은 민주당이 대통령 탄핵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했는 지 여부는 불분명하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 수사란 논란이 따르는 상황에서 중국의 대미 농산품 과세는 농산층 지지자들의 이탈을 불러올 것이고 결국 그의 재선에 타격이 클 것으로 예측된다.
wonjc6@newspim.com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