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취임 2주년 대담]“‘최저임금 1만원’ 속도 얽매여선 안 돼”

노동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문재인 정부 2년 특집 대담-대통령에게 묻는다> 방송을 위해 청와대 상춘재로 들어서고 있다. 청와대 제공

“고용시장 바깥 자영업자 등

어려움 해결 못해 가슴 아파

당초 15만명 잡은 고용 목표

20만명 정도로 높이길 기대”

문재인 대통령은 9일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까지 인상하겠다는 후보 시절 공약에 대해 “그 공약에 얽매여서 무조건 그 속도대로 인상되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최저임금 인상의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밤 집권 2년차를 맞아 KBS와 가진 대담에서 최저임금 인상 정책에 대해 “고용시장 안에서의 경제적 효과는 뚜렷한데, 반면에 고용시장 바깥에 있는 자영업자라든지 가장 아래층 노동자들이 오히려 밀려나게 됐을 때 어려움을 겪게 됐다든지 이런 부분을 해결 못한 것이 가슴 아프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최저임금 인상의 효과를 “저소득 노동자 비중이 역대 최고로 낮아졌다”며 “또 1분위 노동자와 5분위 노동자 사이의 이익 격차도 역대 최저로 줄어들었다”고 평가했다.

동시에 최저임금 인상의 반작용을 충분히 대비하지 못한 점을 언급하며 국회 입법과정에 대한 아쉬움을 표했다.

문 대통령은 “사회 안전망 이런 대책들이 함께 병행해서 시행됐더라면 좀 더 (연착륙이) 될 수 있었을 텐데, 자영업자 대책이라든지 근로장려세제(EITC)는 국회 입법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이 시차가 생기게 되는 부분들이 참으로 어려운 점이기도 하고 당사자들에게 정부로서는 송구스러운 점이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다”고 했다.

이에 따라 최저임금 속도조절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올해 최저임금 인상 폭은 작년에 비해 속도조절이 좀 됐다고 생각한다”며 “그렇다 해도 2년에 걸쳐서 최저임금이 가파르게 인상됐고, 그것이 또 긍정적인 작용이 많은 반면 한편으로 부담을 주는 그런 부분들도 적지 않다고 판단한다면, 최저임금위원회가 그런 점을 감안해 우리 경제가 수용할 적정선으로 판단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일자리 지표 악화에 대해 “고용의 질은 좋아진 것이 분명하다”면서도 “고용량의 증가에 있어 과거보다 못해졌기 때문에 최저임금 인상의 효과도 있다라고 지금 이야기가 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향후 일자리 증가에 대해서는 낙관했다. 문 대통령은 “작년 1년간을 보면 고용 증가가 현저하게 둔화돼 고용증가 수가 10만명 밑으로 떨어졌는데 금년 2·3월 두 달 동안은 다시 25만명 수준으로 높아졌고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같은 기간 청년 고용률이 아주 높아졌고 청년 실업률은 낮아졌다”고 했다. 또 “당초 계획상으로는 올해 15만명을 목표로 잡았는데, 지금은 20만명 정도로 상향하는 그런 식의 기대를 하고 있고, 특히 추경(추가경정예산)까지 통과가 된다면, 그 목표 달성에 더 용이해지리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효상 기자 hs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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