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직원들과 시민들이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대한항공 직원연대 1주년 촛불집회에 참석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김휘선 기자 |
"하나둘셋! 가면벗고 용기내자"
1년 전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일가의 갑질을 규탄하며 거리로 나섰던 대한항공 직원들이 다시 모였다. 3일 오후 7시 공공운수노조 대한항공 직원연대지부 70여명은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에서 '대한항공 갑질 규탄 1주년 촛불집회'를 열었다.
직원들은 이날 영화 '브이 포 벤데타'의 주인공 '가이 포크스' 가면을 벗어던지는 퍼포먼스를 했다. 1년 전 조현민 전 전무의 이른바 '물컵 갑질'을 계기로 연 집회에서 이들은 신분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가면과 마스크, 선글라스 등을 썼었다.
2014년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일명 '땅콩회항' 사건 피해자 박창진 사무장은 "우리는 더이상 숨어서 목소리를 낼 필요가 없다, 우리에게 이 가면은 필요 없다"고 말했다. 다른 직원들도 "가면 벗고 용기 내자"고 외치며 가면을 벗었다.
박 사무장은 "1년 전 이 자리에 섰을 때는 옆에 동료가 없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노조가 공식 출범하며 제 옆에 함께하는 동료들이 생겼다"며 "조양호 회장 사내이사 불신임안 통과 등 작지만 분명한 성과를 이뤄냈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날 집회에서 "필수공익 폐지하고 노동3권 보장하라", "적정인력 확보하여 인간답게 살아보자"는 구호를 외쳤다.
고재필 대한항공 직원연대지부 조직부장은 "항공운수사업이 필수공익으로 지정돼 노조원의 파업할 권리가 침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항공운수사업은 철도·병원 등과 함께 필수공익사업장으로 지정돼 노조의 전면 파업이 불가능하다.
이어 "회사가 비행 고객 수에 따라 탑승 승무원 인력을 맘대로 줄이는 등 승객 안전에 소홀하다"며 "이로 인해 승무원도 위험한 노동환경에서 강도 높은 노동을 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집회 현장을 찾은 심상정 정의당 의원도 "(필수공익사업장 지정은) 재벌 오너가의 이익을 위해 헌법상 시민의 권리를 박탈한 것"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그러면서 "1년 전 가면을 쓰고 이 자리에 온 여러분은 1년이 지난 지금 용기 있는 고발자가 됐다"며 "더 좋은 직장을 위한 여러분의 투쟁을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이해진 기자 hjl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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