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에서 열린 한국노총 노동절 마라톤대회에서 손을 잡고 대화를 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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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자유한국당을 향해 “내가 해봐서 아는데…”로 시작하는 범여권의 멘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4일 더불어민주당 확대간부회의에 참석한 이해찬 대표는 패스트트랙 지정에 반대하며 청와대 앞에서 시위 중인 한국당을 향해 “저희도 많이 해봐서 알지만 오래 못 간다. 자제하고 국회에 돌아와 입법 활동과 추경 예산안 통과에 전념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2일 오전 라디오에 출연한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도 비슷한 얘기를 했다. 박 의원은 “21세기 야당 의원은 투쟁 방법 중 세 가지를 하지 말아야 한다. 삭발, 단식, 의원직 사퇴다. 20세기 구석기 시대 투쟁 방법을 지양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한 의원도 “여기서 한국당이 더 나가려면 행동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의원직 총사퇴 수준 정도여야 한다. 우리가 많이 해봐서 안다”고 꼬집었다. 결국 장외투쟁을 아무래 해봐야 원내에 복귀할 수 밖에 없었다는 자신들의 경험에서 비롯된 말이다.
실제로 민주당은 김한길ㆍ안철수 공동대표 시절인 2013년 8월 천막당사를 차린 적이 있다. 국정원 댓글 사건이 터지자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면서 서울광장에서 장외투쟁을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투쟁 기간이 길어질수록 당내 동력을 잃었고 여론이 악화되자 백기를 들었다. 김한길 당시 대표는 두달 만에 천막을 걷었다.
노숙 농성에 돌입한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27일 오후 서울시청 앞 천막당사 집무실에 들여놓은 접이식 침대에 앉아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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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2월 손학규 민주당 대표 시절에도 천막당사가 열린 적이 있다. 당시 야당이었던 민주당이 한나라당의 새해 예산안 단독 처리에 불만을 갖고 장외투쟁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두 달 여만인 2011년 2월 손 대표는 “민생현안” 처리를 위해 국회 등원을 선언했다. 2009년 7월엔 한나라당의 미디어법 강행처리에 대한 항의 표시로 민주당의 정세균 대표와 천정배·최문순·장세환 의원이 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이듬해에 모두 없었던 얘기가 됐다.
장외투쟁이 길어질수록 부담이 커지는 건 결국 출구 전략이다. 한국당 홍문표 의원은 3일 라디오에 나와 출구전략을 문재인 대통령이나 여당이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홍 의원은 “더 이상 야당은 양보할 것이 없다. 이제 여당과 대통령이 통 크게 나서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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