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영 바른미래당(왼쪽부터), 나경원 자유한국당,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장병완 민주평화당,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가 지난해 12월 15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선거제도 개혁 관련 합의문을 발표하고 있다. 여야 5당의 합의문에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적극 검토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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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나경원, 선거제 합의 파기했나?
결국 여야 5당 원내대표는 15일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적극 검토한다’, ‘선거제도 개혁 관련 법안은 1월 임시국회에서 합의 처리한다’ 등이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도 합의문에 서명을 했다.
하지만 나 원내대표는 합의 5일 뒤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채택했을 때 의원 정수가 무한정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위험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적극 검토한다’는 합의문과는 반대 방향의 주장으로 볼 수 있다. 한국당은 합의 처리하기로 올 1월까지도 아무런 선거제 개편안을 내놓지 않았다.
그러자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은 한국당이 합의를 지킬 의사가 없다고 판단하고 패스트트랙으로 선거제 개편안을 처리하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한국당 설명은 완전히 다르다. 지난해 12월 합의문에 ‘적극 검토’라고 된 것은 “말 그대로 검토한다는 거지 합의해 주겠다는 의미가 아니다”라는 것이다. 특히 합의문에 선거제 개편안은 “정개특위 합의에 따른다”고 했는데, 정개특위에서 선거제 개편에 대해 합의된 게 없기 때문에 합의 파기 운운은 여권의 언론플레이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정치권의 합의문 작성 관행에 비춰보면 나 원내대표가 합의를 깼다는 주장은 엄밀한 의미에서 사실로 단정하기엔 무리가 있다. 다만 범여권이 그런 정치적 공격을 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한 측면은 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26일 오전 국회 의안과 앞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노루발못뽑이(일명 '빠루')를 들고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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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빠루’ 누가 사용했나?
하지만 국회 사무처에 따르면, 빠루를 사용한 이는 국회 직원(경위)이다. 한국당 의원과 보좌진들이 의안과 사무실을 점거하고 걸어 잠근 상황에서 국회의장이 경호권을 발동했고, 의안과 문을 열기 위해 빠루 등을 사용했다는 게 사무처 주장이다. 과도한 조치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사무처는 28일 보도자료를 내고 “사무실 안쪽에서 한국당 보좌진들이 집기로 문을 가로막아 인력만으로는 문을 열 수 있는 방법이 없어 문틈을 벌리기 위한 유일한 수단으로 상기 도구들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한국당이 ‘빠루’ 사용자가 민주당 관계자라는 명확한 물증을 제시하지 못하는 한 국회 사무처의 설명에 무게가 실린다.
다만 한국당은 28일 기자회견을 열어 “당시 영상을 확인한 결과 해머(망치)를 반입한 사람은 민주당 의원실의 모 보좌진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에대해 당사자는 “한국당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해 좀 더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해 12월 27일 저녁 열린 국회 교육위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 등이 사립유치원의 회계 투명성을 위한 '유치원 3법'을 신속처리 안건으로 지정하기 위한 투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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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사보임이 비밀투표 원칙 깬다?
그런데 바른미래당은 이번에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 등의 패스트트랙 지정에 반대 의사를 나타낸 오신환ㆍ권은희 의원을 채이배ㆍ임재훈 의원으로 사보임(교체)했다. 이는 채이배·임재훈 의원이 이미 패스트트랙에 동의한다는 전제하에 사보임을 한 것이기 때문에 사실상 비밀투표 원칙에 어긋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온다.
하지만 국회 관계자는 “어떤 의원이 투표하기 전에는 찬성한다고 했다가도 실제 투표는 반대표를 찍을 수도 있다. 사보임과 비밀투표와는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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