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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국회와 패스트트랙

의사국→의장실→성모병원···사보임 저지, 유승민 3시간 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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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의사과→국회 의장실→여의도 성모병원

25일 오전 바른미래당 소속 바른정당계 의원들은 ‘오신환 사보임’ 저지 총력전을 펼쳤다.

오신환 의원의 사법개혁특위 위원 사보임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바른정당계와 일부 국민의당계 의원들은 24일 저녁에 이어 25일에도 국회 의사국을 점거하고 사보임계 접수를 저지했다. 전날 의사국이 사보임계 ‘팩스 접수’가 가능하단 유권해석을 내리면서, 이른 시각부터 의사국 앞은 취재진으로 북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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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사과 앞에 모여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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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8시 28분, 유의동‧오신환 의원을 시작으로, 유승민‧지상욱‧하태경‧이혜훈 의원이 차례로 등장했다. 유승민 의원은 기자들에게 “오늘 사보임계가 접수된다면 바로 국회의장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전 8시 38분, 의사국 문이 열리자마자 안으로 진입한 이들은 1시간 가까이 테이블 앞에 앉아 상황을 지켜봤다. 지 의원은 “김관영 원내대표가 ‘사보임하지 않겠다’고 했던 약속에 대해 오늘 아침 라디오에서 저와 유의동 의원이 소리를 질러서 그렇게 대답했다고 했다. 당당하다면 정치생명을 걸고 녹취록을 공개하라”고 말했다. 오전 9시 5분, 국민의당계인 김중로 의원도 ‘팩스 저지’ 현장에 동참했다. 김 의원은 “의원들 앞에서 (사보임 없다고) 약속하지 않았나”라며 지도부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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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보임을 막기 위해 국회 의사국에 찾아간 유승민 전 바른미래당 대표 [성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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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9시 32분 의원들이 웅성이기 시작했다. 당 원내행정실에서 의사국으로 사개특위 위원을 오 의원에서 채이배 의원으로 바꾸는 내용의 사보임계를 팩스로 접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이와 동시에 하태경 의원이 “중요한 할 말이 있다”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 의원은 사보임 반대 의원총회 소집요구서를 들어올리며 “어제 10분(이태규·김중로·유의동·정병국·오신환·지상욱·이혜훈·정운천·유승민·하태경)이 서명했는데, 추가로 김삼화·신용현·이동섭 의원이 오늘 서명에 동참했다”고 말했다. 세 의원은 국민의당계로, 이 의원을 제외하곤 지난 의총에서 패스트트랙 합의안 추인에 찬성표를 던졌다. 김 의원은 당 수석대변인이기도 하다.

하 의원은 “합의안 추인 표결에서 12 대 11, 한 표 차이로 졌는데 지금 사보임을 반대하는 숫자가 13명으로 늘면서 13 대 10이 됐다. 지금이라도 김관영 원내대표는 오신환 의원의 사보임 의사를 즉각 철회하라”고 말했다. 지 의원은 의사과 직원들에게 “지금 과반이 반대했다. 아직 접수처리를 하지 말라”고 말했다. 잠시 대책을 논의하던 의원들은 오전 9시 42분 국회의장실로 이동했다. 거기서 사보임계 팩스 복사본을 눈으로 확인한 뒤 곧바로 여의도 성모병원으로 떠났다. 전날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대치한 후 ‘정서적 쇼크’ 상태로 입원한 문희상 국회의장을 만나 최종 승인을 저지하기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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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법안 패스트트랙 적용에 반대하는 바른미래당 유승민 전 대표(가운데)를 비롯한 의원들이 25일 오전 국회 의사과에서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간사인 오신환 의원 사·보임계가 팩스로 접수된 것을 확인한 뒤 입원 중인 문희상 국회의장에게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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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0시 쯤 문 의장 병실 앞에 도착한 의원들은 접견을 요청했다. 정병국 의원도 합세했다. 하지만 병원장은 ‘문 의장이 접견을 원치 않는다’고 설명했고, 의원들은 접견실 밖 의자에 앉아 대기했다.

비슷한 시각 병원 1층 주차장 쪽 출입문에 권영진 국회 의사국장이 나타났다. 손에 결재서류를 든 채였다. 취재진이 의사국장을 따라가자, 국장은 빠른 걸음으로 주차장으로 이동했다. 국장은 의장을 만났는지에 대해 “못 만났다. 보고를 아직 못 드렸다. 이따 다시 보고 드리려고 한다”고 짧게 답한 뒤 차에 올라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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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국회의장을 만나기 위해 여의도 성모병원에서 기다리고 있는 유승민 전 바른미래당 대표 [성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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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실제론 당시 권 국장이 병실에서 문 의장으로부터 사보임 승인을 받았다고 한다. 오전 11시쯤 국회 관계자는 “국회 의사국장이 문 의장 병실을 방문해 사보임 신청 관련 보고를 했고, 문 의장이 직접 서명해 결재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손학규 대표의 측근인 이찬열 바른미래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유승민 의원은 꼭두각시를 데리고 한국당으로 돌아가라”고 비난했다. 이 의원은 “정말 가관이었던 건 유 의원이었다. 명색이 대선후보였고 당 대표였단 사람이 원내대표 권한인 사보임을 막겠다며 사무실을 점거하는 모습을 보며 한국당에선 대견했을지 모르지만, 대선에서 그를 찍었던 국민들은 손가락을 원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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