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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정부·넥스지오, 왜 포항지진 사과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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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단 ‘인재’ 발표에도 침묵모드 / 포항시·시민단체들 강력 성토 / “되레 지열 원인 지목한 교수 상대 / 넥스지오측 ‘연구윤리 위반’ 주장” / 범대위, 25일 세종시서 항의집회

세계일보

포항지열발전소 주관 기관인 넥스지오의 서울 송파구 사무실. 연합뉴스


경북 포항시와 시민단체들이 “정부와 지열발전소 주관사인 넥스지오가 포항지진이 지열발전으로 촉발됐다는 정부 연구조사단 결과 발표에도 아직 별다른 사과를 하지 않고 있다”며 강력히 성토하고 나섰다.

24일 포항시와 ‘포항 11·15지진 범시민대책위원회(범대위)’에 따르면 2017년 11월 15일 지진으로 포항시민들이 엄청난 정신적·물질적 피해를 입었는데도 책임이 있는 산업통상자원부와 넥스지오는 포항시민에게 아직 별다른 사과를 하지 않고 있다.

범대위는 “넥스지오가 언론을 통해 김광희 부산대 교수와 이진한 고려대 교수를 향해 연구윤리 위반행위라고 주장했다”며 “수많은 이재민과 수조원에 이를 수도 있는 재산상 피해, 수십만명에게 트라우마를 준 당사자가 연구윤리를 들먹일 수 있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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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11·15지진 범시민대책위원회’가 최근 포항에서 개최한 지진특별법 제정을 위한 시민결의대회 모습. 범대위 제공


범대위는 또 “애초부터 지열발전이 지진을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시민에게 가능성을 전혀 알리지 않았고, 지열발전소 지진 강도 2.0 이상일 때 포항시에 통보하는 체계를 만들었으면서도 한 차례도 통보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범대위는 “넥스지오는 2017년 4월 규모 3.1 지진이 발생한 이후 운영을 멈췄어야 했으나 시민 안전을 고려하지 않은 채 작업을 강행해 5.4 인공지진을 유발했다”며 “그런데도 산업통상자원부나 넥스지오는 아직 사과 한마디 하지 않고 있어 시민은 억장이 무너진다”고 비난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포항지진이 지열발전에 따른 인재로 드러났는데도 관련 기관이 사과조차 하지 않는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시장은 “지열발전소가 지진을 촉발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지만 누구 하나 죄송하다거나 부끄럽다고 사과하지 않고 있다”며 “정부 기관, 과학계, 연구원 등은 지열발전 문제를 간과했으니 공식 사과하고 모든 피해배상 노력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열발전 주관기관인 넥스지오가 지진 유발 원인으로 지열발전소를 지목한 논문을 쓴 이진한·김광희 교수를 상대로 연구윤리를 문제 삼고 입막음하려 했다”며 “엄청난 사고가 발생한 만큼 자료를 모두 공개하고 다시는 이러지 않겠다고 자책해야 할 텐데 안타깝다”고 밝혔다.

포항지역 50여개 단체로 구성된 범대위는 25일 세종시에 있는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앞에서 인재로 드러난 포항지진과 관련해 정부를 상대로 항의집회를 개최한다.

범대위 관계자는 “산업부가 지열발전에 책임이 있는데도 진정한 사과를 하지 않아 포항시민을 우롱하고 있다”며 “책임자에게 지진 촉발에 따른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뜻에서 항의집회를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포항=장영태 기자 3678jy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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