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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내고장 경제] “국내 해운업이 다시 국민경제의 성장동력 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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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호선 한국해양진흥공사 사장]
한국일보

황호선 한국해양진흥공사 사장은 24일 “국가경쟁력의 초석인 수출입 물동량 수송을 담당하는 우리 해운선사들이 높은 파고를 헤쳐 나갈 수 있도록 든든한 지원자가 되겠다”고 밝혔다. 전혜원 기자 iamjh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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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연륜에도 의미 있는 결실 ‘착착’

선박보증 1910억, 재용선사업 1044억

올해 160척 이상 선박 ‘친환경’ 개조

“해운산업 가치, 국민 공감대 넓힐 터”

우리나라 해운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난해 7월 출범한 한국해양진흥공사(사장 황호선)가 짧은 연륜에도 의미 있는 결실을 쌓아가며 국내 해운기업의 선박 도입과 유동성 확보를 위한 지원기관으로서 제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우리는 2016년 한진해운 사태를 겪으며 물류가 마비되는 등 국가적 대혼란 과정을 통해 해운업의 중요성을 경험한 바 있고, 특히 부산을 포함한 동남권은 우리나라 조선ㆍ항만ㆍ물류 산업의 집결지로 한국해양진흥공사의 활약에 대한 기대가 매우 크다. 해양진흥공사의 초대 사령탑을 맡은 황호선(66) 사장을 만나 공사 설립 과정과 현재, 미래 비전을 들어봤다.

◇해양진흥공사의 탄생 배경을 설명한다면

“해운산업은 우리나라 경제성장을 견인해 온 핵심 기간산업으로, 수출입 물동량의 99%를 담당하며 비상시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국가전략산업입니다. 또한 국가경쟁력 측면에서도 강력한 기반이자 국민의 삶과 매우 밀접한 산업입니다. 지난 10년간 세계적으로 해운업 장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세계 7위였던 국적선사가 파산했고, 전체 해운 매출액이 10조원 이상 줄어드는 등 해운산업의 위기가 심화돼 왔습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지난해 4월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을 발표했고, 해운산업을 체계적이고 안정적으로 지원키로 하는 등 국가 해운경쟁력 강화를 위해 한국해양진흥공사가 부산에 설립됐습니다.”

◇그간의 성과를 평가한다면

“지난해 출범 이후 사업기반을 구축하고 국내 해운업이 다시 국민경제의 성장동력이 될 수 있게 다양한 지원 사업을 추진해왔습니다. 그간 장기 불황의 여파로 많은 중소선사들의 재무구조가 악화돼 우수한 영업력을 갖췄음에도 금융지원을 받기 어려웠습니다. 공사는 금융채무보증과 매입 후 재용선(S&LB, Sale and Lease Back) 프로그램을 통해 중소선사의 금융지원을 우선 추진해왔습니다. 그 동안 중소선사의 안정적인 선박 확보를 위해 총 1,910억원 수준의 선박금융보증을 공급했으며, 매입 후 재용선사업을 통해 1,044억원의 유동성을 지원했습니다. 매입 후 재용선사업은 선박을 공사가 매입한 후 재용선해주는 프로그램으로, 일시적 유동성 위기에 처한 중소선사들의 경영 안정화에 효과가 높아 지원규모와 횟수를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또한 정부 정책에 부응, 국적 원양컨테이너선사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했습니다. 지난해 산업은행과 ‘HMM(현대상선) 경영정상화 이행을 위한 약정서’를 체결하고,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 발주와 부산거점 터미널(부산항신항 4부두) 투자를 통해 공동운영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국적 원양컨테이너선사의 경쟁력 회복을 위한 기틀을 마련했습니다. 원양 해운업 외에도 K2 통합법인, 한국해운연합(KSP) 등 연ㆍ근해 해운업계의 자발적인 구조조정이 성공적으로 안착하도록 지원해 왔습니다. 이 사업의 가시적인 성과로 지난 11일 아시아 역내(Intea-Asia) 컨테이너시장 2위, 3위인 장금상선과 흥아해운간 통합을 위한 기본합의서가 체결됐으며, 통합 절차가 완료되면 통합선사의 선복량은 약 9만TEU로 세계 19위의 중형 컨테이너선사로 거듭나게 될 것입니다.”

◇국내 해양ㆍ해운산업의 현재를 진단한다면

“지난 23일 제20차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 회의를 통해 발표된 바와 같이 정부의 해운재건 5개년 계획 시행 1년간 수출입 화물 운송량과 선박 신조발주가 늘어나고, 해운 매출액은 2016년 8월 한진해운 사태 당시 대비 5조원 이상이 증가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선박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총 99척이 신조 발주됐고, 원양 컨테이너 선복량은 46만TEU에서 52만TEU으로 늘어나는 등 국내 해운산업 지표가 점차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다만 최근 발생한 세계 최대 철광석 업체 Vale의 광산댐 붕괴 사고와 미중간 무역 갈등에 따른 세계경제 성장 둔화 등과 같은 돌발 악재가 해운 시황 회복의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2020년 선박 황산화물 배출규제 시행과 같이 해운업계에 비용 부담을 증가시키는 요인도 존재, 올 한해도 해운업은 만만찮은 도전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국제해사기구(IMO) 환경규제에 대한 대비는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에 해운 및 관련 업계의 고민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내년 1월부터 발효되는 황산화물 규제에 따라 선박연료의 황산화물 함유기준이 기존 3.5%에서 0.5%로 강화되는데, 이를 준수하기 위해 선사들은 선박에 친환경설비를 설치하거나 현재 사용 중인 고유황유 대비 50%나 높은 가격의 저유황유를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합니다. 공사는 국제해사기구의 환경규제에 국내 해운업계가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지난해부터 해양수산부와 대응책을 준비해왔습니다. 올해 초 해양수산부는 친환경설비 지원을 위한 이차보전사업을 발표했고 공사는 이와 연계한 특별보증상품을 신설했습니다. 공사의 특별보증상품은 황산화물 저감장치, 선박평형수처리설비 등 친환경설비를 설치하는데 필요한 금융조달 지원을 목적으로 하며, 해운선사는 공사의 ‘친환경설비 개량 특별보증 상품’을 활용, 친환경설비 설치에 드는 소요자금을 별도의 담보 없이 낮은 금리로 조달함으로써 금융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번 지원시스템을 활용해 올해 160척 이상의 선박 개조가 이뤄질 예정이며, 국적 선사의 친환경, 고효율 신조선박 발주를 위한 지원도 함께 진행될 예정입니다.”

◇해운산업의 가치에 대한 견해는

“‘대한민국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의 성공적인 달성을 위한 최우선 조건은 국민적 공감대 확보입니다. 해운을 포함한 항만, 물류 산업은 우리 국민의 삶과 매우 밀접한 산업이고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는 기반산업입니다. 또한 우리나라 국민경제는 연 성장률 2%대에 멈춰 고용의 양과 질이 정체돼 있습니다. 해운업의 경쟁력 강화는 수출주도의 우리나라 국민경제의 국제적 경쟁력을 상승시키고, 연관 산업인 항만ㆍ물류ㆍ조선ㆍ금융 등 산업으로 그 효과가 확대되는 등 국민경제 성장의 기반을 마련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입니다. 공사는 앞으로 해운사업의 경쟁력을 복원하는 노력과 함께 해운의 산업적 가치에 대한 국민 공감대를 넓혀가는데 적극 앞장서도록 하겠습니다. 특히 올해는 우리나라 해운 경쟁력을 한층 강화시키는 중요한 해입니다.”

목상균 기자 sgm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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