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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9 (화)

또 난동…채용박람회 드러누운 민주노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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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지난 23일 울산광역시 동구청에서 열린 조선업종 채용박람회에서 민주노총 소속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사내하청지회 조합원 30여 명이 2시간가량 기습시위를 벌이며 행사를 방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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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산하 노조가 채용박람회장 행사장 입구를 가로막고 기습 시위를 벌였다. 이 때문에 일자리를 구하러 박람회장을 찾은 시민들이 2시간가량 행사장 밖을 헤매는 불편을 겪었다. 사측과 해결해야 할 문제를 내세우며 시위를 벌여 아무 관계도 없는 시민들의 구직활동을 방해했다는 비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4일 울산시 등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후 1시 30분부터 1시 50분까지 20여 분간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사내하청지회 조합원 30여 명이 이날 조선업종 채용박람회가 열린 울산 동구청 정문 앞에서 임금 체불 해결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집회 뒤에는 행사가 열리는 동구청 2층 대강당으로 올라갔다. 이들은 행사장 안으로 들어가려 했지만 제지당하자 행사장 입구 중 한 곳에 드러누워 1시간30분 정도 시위를 벌인 뒤 해산했다. 현장 목격자들에 따르면 사내하청노조 기습 시위로 행사장 입구 쪽에 설치된 접수·안내 부스와 취업상담 부스는 업무를 보지 못했다. 행사장 안에서 진행된 현장 면접도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일부 구직자들은 아수라장이 된 현장을 보고 발길을 되돌리기도 했다.

이번 채용박람회는 고용노동부와 울산시가 구인난을 겪고 있는 조선업체를 돕기 위해 마련했다. 조선업종에만 국한돼 열린 채용박람회는 장기 불황 속에 대규모 구조조정을 겪었던 조선업계가 선박 수주 증가에 따른 조선업 회복세에 힘입어 모처럼 마련한 행사였다.

민주노총의 기습 시위에 구직자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채용박람회장을 찾은 한 시민은 "임금을 받지 못한 마음이야 오죽하겠냐만은 그렇다고 해도 일자리가 아쉬운 사람들이 찾는 채용박람회장에서 집회를 하며 행사를 방해하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며 "구직자들 앞에서 나쁜 일자리 운운하는 것도 눈에 거슬렸다"고 말했다.

채용박람회 한 관계자는 "조선업이 살아야 울산 경제가 살고 더 많은 일자리가 생긴다는 신념을 갖고 채용박람회를 준비했는데 행사의 취지를 왜곡해 아쉽다"고 말했다.

하지만 노조는 오히려 채용박람회 자체를 비난하고 나섰다. 사내하청노조는 "조선업종 임금 체불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채용박람회가 웬 말이냐"며 반발했다. 사내하청노조는 이번 행사를 '체불박람회' '폐업박람회'로 규정하고 "나쁜 일자리로 몰아넣은 무책임의 극치"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채용박람회는 어수선한 가운데서도 350명이 구직을 신청해 18개 업체가 175명과 면접을 진행했다. 울산시는 당초 24개 업체가 250명을 채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울산 = 서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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