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24일 오전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서 선거법·공수처법 철회를 촉구하는 규탄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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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4일 6조7,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확정했지만 국회 문턱을 넘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자유한국당이 여야 4당의 선거제 개혁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공조에 반발해 정국이 얼어붙으면서 국회 심의에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확정한 추경안을 25일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획재정부가 25일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하면 국회는 국무총리의 시정연설을 청취한 다음 기획재정위원회, 행정안전위원회, 환경노동위원회 등 13개 상임위의 예비심사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심사, 본회의 의결 등 처리 절차를 밟게 된다.
정부여당은 미세먼지 저감, 선제적 경기 부양을 위해 편성된 이번 추경안의 골든 타임을 맞추기 위해 5월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한다는 방침이지만 한국당이 패스트트랙 추진에 대한 반발로 보이콧을 선언하면서 곤혹스러운 상황에 빠졌다. 패스트트랙 정국이 풀리지 않을 경우 4월 국회는 고사하고 5월 국회 정상화도 담보할 수 없게 된다. 현재로선 추경안 심사가 언제 시작될지 조차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우여곡절 끝에 5월 국회가 열려도 추경안에 대한 여야의 입장 차가 워낙 커 심사 지연과 추경안 축소가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미세먼지 저감과 포항 지진 등 재해 추경과 함께 적극적인 재정 운영으로 민생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민생경제 추경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제1야당인 한국당은 당초 민생경제를 위한 세금 집행은 내년 총선 대비용 예산이라며 민생용 추경과 재난용 추경을 분리할 것을 요구해왔다. 한국당은 최근 패스트트랙 논란이 불거지면서 추경 자체를 거부할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 내비치고 있다.
여당은 추경 협조를 위해 한국당을 설득해 나간다는 계획이지만 뾰족한 방도가 없는 상태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지금으로선 여야 협의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당분간 진전이 어려울 것”이라며 “다음달 8일 새로운 원내대표단이 꾸려진 이후에야 분위기 반전을 모색할 수 있지 않겠냐”고 내다봤다.
손효숙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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