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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국회와 패스트트랙

[레이더P] 패스트트랙 합의, 어떻게 이뤄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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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여야 4당은 선거제 개편안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법안(공수처 법안),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을 신속 처리 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은 장외투쟁까지 불사할 정도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패스트트랙 합의 과정을 짚어본다.


1. 작년 12월 5당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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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중인 바른미래당 손학규, 정의당 이정미 대표[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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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야 3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골자로 한 선거제도 개혁을 요구했다. 손학규 바른비래당 대표와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열흘 동안 단식까지 했다.

결국 같은 달 15일 한국당을 포함한 여야 5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선거제 개혁법안 개정과 동시에 권력 구조 개편을 위한 원포인트 개헌 논의에 착수한다'는 내용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이하 정개특위)에서 논의를 시작했다.


2. 해 넘겨 4당 선거제 합의

하지만 정개특위 내에서 각 당의 입장 차이가 컸을 뿐만 아니라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둘러싸고 각 당 내부에서도 이견이 있어 좀처럼 합의가 되지 않았다. 그러다 석 달 만인 지난달 17일 정개특위에서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은 진통 끝에 선거제 개편안에 합의했다. 국회의원 정수 300석에 지역구 225석, 비례대표 75석이다. 연동률 50% 적용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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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정개특위 바른미래당 김성식 의원, 심상정 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 민주평화당 천정배 의원 등이 의원회관 심의원실에 모여 선거제 개혁 단일안 최종 점검을 위해 모여있다.[사진=이승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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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한국당은 비례대표제 폐지와 의원정수를 30석 줄여 270석으로 하는 선거법 개정안을 내놓으며 맞섰다. 이후 여야 4당은 선거제 개편안 처리를 위해 패스트트랙을 적용하기로 했다.


3. 공수처 법안에 바른미래 이견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공수처 설치와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을 패스트트랙에 함께 올리자고 요구한다. 공수처법과 수사권 조정이 중요한 민주당과 선거제 개편이 절실한 야 3당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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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의원총회에서 김관영 원내대표와 지상욱 의원이 언론 공개 여부를 두고 설전을 벌이고 있다.[사진=이승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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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바른미래당에서 반발이 나왔다. 민주당은 기소 독점인 검찰을 견제하기 위해 공수처가 기소권을 가져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이와 달리 바른미래당은 공수처가 기소권까지 갖게 되면 무소불위 권력을 가진다면서 수사권만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후 기소권 부분을 놓고 논의가 이뤄졌다.


4. 기소권 타협으로 전격 합의

22일 오전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5당 원내대표들의 회동이 있었고, 이후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를 제외한 여야 4당 원내대표가 오찬을 했다. 그리고 나서 오후 다시 만난 여야 4당 원내대표는 선거법과 공수처법,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는 것에 합의했고, 이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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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을 뺀 여야 4당 원내대표들이 22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처리 방안 등과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왼쪽부터), 민주평화당 장병완,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바른미래당 김관영.[사진=이승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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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된 공수처 법안은 판사와 검사, 경무관급 이상 경찰 수사에만 공수처에 기소권을 주기로 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합의 발표 이후 "명시적으로 수사권과 기소권을 100% 주지는 못했지만 일단 공수처를 설치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5. 진통 끝 '1표 차' 추인

여야 4당은 다음날인 23일 각 당에서 추인을 받기 위한 의원총회를 열었다. 민주당과 정의당 의원총회에서는 만장일치로 합의안이 추인됐고, 민주평화당도 큰 문제없이 추인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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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이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를 마친 뒤 굳은 표정으로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사진=이승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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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바른미래당 의원총회였다. 유승민 전 공동대표를 비롯한 일부 의원들은 선거제 개편안과 공수처법 등을 패스트트랙 처리하는 것에 강하게 반대해왔다. 이날 의원총회도 4시간 가까이 진행되며 격론을 벌인 끝에 찬성 12표, 반대 11표로 가까스로 추인했다.


6. 오신환 반대 속 패스트트랙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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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트랙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공언한 국회 사법개혁특위 바른미래당 간사인 오신환 의원의 의원회관 의원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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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인은 이뤄졌지만, 패스트트랙 통과를 낙관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바른미래당의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인 오신환 의원이 공수처 법안에 대해 이견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누더기 공수처 법안을 위해 당의 분열에 눈감으며 제 소신을 저버리고 싶지는 않다"며 "공수처 설치안의 패스트트랙 지정에 대해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했다. 사개특위에서 오 의원이 반대하면 공수처법의 패스트트랙 지정은 이뤄질 수 없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23일 "다소간 평소 소신과는 다른 의견이 있다 하더라도 서로 조율해서 서한을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7. 한국당, 반발·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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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23일 밤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긴급의원총회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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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 처리 합의에 한국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22일 청와대 앞에서 집회를 했고 국회에서 철야농성에 들어갔으며 23일에만 수차례 의원총회를 열면서 총력 대응에 나섰다. 황교안 대표는 "말 잘 듣는 2중대, 3중대 만들어서 이들과 함께 의석수로 야당 옥죄려고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끝까지 막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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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국회의장이 24일 오전 국회의장실에서 선거법 개정 패스트트랙 지정과 관련해 항의 방문한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설전을 벌이고 있다.[사진=이승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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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은 여야 4당이 패스트트랙 상정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25일까지 로텐더홀에서 농성을 벌일 예정이다. 또 지난 20일처럼 오는 27일 대규모 장외집회를 열 예정이다.

[최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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