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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 (화)

마약 '양성' 박유천, 눈물의 기자회견은 왜 자청했나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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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서 "마약은 한적도 없고 권유한 적은 더더욱 없다"며 억울함 호소 / 국과수 마약 반응 검사서 양성 반응… 상황 반전 / 오는 26일 영장실질심사 예정

세계일보

“저는 결단코 마약을 하지 않았다. 제가 마약을 했다는 것은 정말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박유천, 지난 10일 기자회견에서)

“박씨 머리카락과 다리털 등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 마약 반응 검사 결과 양성반응이 나왔다.”(경찰, 23일 박씨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하면서)

옛 연인 황하나(31·구속)씨와 함께 마약을 투약한 의혹이 제기되자 기자회견을 자청해 ‘사실무근’이라며 의혹을 강하게 반박한 가수 겸 배우 박유천(33)씨가 구속 위기에 내몰렸다. 경찰이 국과수 검사 결과 등 그동안의 수사결과를 토대로 박씨에 대해 올해 초 필로폰을 구입해 황씨와 함께 투약한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면서다. 박씨가 직접 기자회견까지 열어 억울함과 결백을 호소했던 장면을 지켜 본 많은 사람은 박씨의 주장을 무색케 하는 경찰 수사 내용에 어안이 벙벙한 모습이다.

◆박유천, “마약 안 했다”고 결백 호소…마약 검사 결과 ‘했다”고 나와

박씨는 경찰에 체포된 황씨가 마약을 함께 투약했다고 진술한 연예인으로 지목당하자 지난 10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과거 연인사이였던 둘은 2017년 4월 약혼발표도 했으나 이듬해 헤어졌다.

박씨는 그동안 마약 투약 혐의를 강하게 부인해왔다. 기자회견 당시에도 “결코 마약을 하지 않았다. 황하나가 마약 수사에서 연예인을 지목했고 약을 권했다는 내용을 보고 저로 오해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너무도 무서웠다”며 “결코 마약을 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마약을 한 사람이 되는 건가’ 하는 두려움에 휩싸였다. 하지만 저는 결단코 마약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수사기관에 가서 조사를 받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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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세 차례 경찰조사에서도 혐의를 강력히 부인했다. 경찰 조사를 받기 전 제모를 하고 모발을 자주 염색한 것으로 나타나 증거 인멸을 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살 때는 변호인을 통해 “과거 왕성한 활동을 할 당시부터 주기적으로 신체 일부에 대해 제모를 했다”고 반박했다.

박씨는 또 기자회견 때 결별 이후에도 가끔 찾아온 황씨를 만난 적은 있지만 하소연을 들어주고 위로해주는 게 전부였다며 마약과 무관했다는 식으로 해명했다. “작년 초 결별한 후 (황씨가) 불쑥 연락을 하거나 집으로 찾아와 하소연하면 들어주기도 하고, 매번 사과를 하고 마음을 달래주려 했다”며 “(황씨가) 우울증으로 수면제를 복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지만 마약 전과가 있거나 불법적 약을 복용 중이라는 말을 한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황씨가 저와) 헤어진 후 우울 증세가 심각해졌다고 했고 저를 원망하는 말을 계속 했을 뿐”이라며 “(저는) 마약은 한 적도 없고 (황씨에게) 권유한 적은 더더욱 없다”고 거듭 결백을 호소했다.

하지만 경찰이 확보한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박씨가 올해 초 서울의 한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마약 판매상의 것으로 의심되는 계좌에 수십만원을 입금하는 과정과 특정 장소에서 마약으로 추정되는 물건을 찾는 장면이 포착됐다. 이에 대해 박씨는 황씨 부탁으로 돈을 입금했을 뿐 마약을 구매하거나 투약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경찰은 박씨를 황씨와 대질시키는 방법도 고민했지만 국과수의 정밀 검사 결과가 나오면서 대질없이 바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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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과수 검사에서 박씨의 소변에선 ‘음성’ 판정이 나왔지만 다리털 검사에서 필로폰 성분이 확인된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박씨의 필로폰 구매를 뒷받침하는 증거는 있었지만 투약까지 입증하는 것은 없었는데 이번 국과수 검사 결과가 확실한 증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박씨가 그동안 혐의를 계속 부인해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박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26일 열릴 예정이다.

권구성 기자 k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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