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잉여금 4000억원·기금 여유자금 2조7000억원 활용
지난해 초과세수 지방교부세 정산·국채 조기상환 사용
"당장 재정건정성 문제 없지만 부채증가 속도 빨라 우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왼쪽 3번째)이 2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사전 브리핑에서 ‘2019년 미세먼지·민생 추경 편성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기재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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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정부가 6조7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재원 조달을 위해 3조6000억원의 적자 국채를 발행한다. 문재인정부 출범 후 3년 연속 편성하는 추경에서 적자 국채를 발행하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정부는 고용악화에 따라 2017년 11조원, 2018년 3조8000억원의 규모의 추경을 집행했는데 이때는 초과세수를 재원으로 활용했다. 지난해에도 대규모 초과세수가 발생했지만 지방교부세 정산과 국채 조기상환에 대부분을 사용해 올해 추경에세는 나라빚을 내 재원을 조달할 수밖에 없다.
2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가 편성한 ‘2019년 미세먼지·민생 추경 편성안’의 재원은 지난해 예산에서 쓰고 남은 세계잉여금 4000억원과 특별회계·기금의 여유자금 2조7000억원이 일차적으로 활용한다. 여기에 부족한 3조6000억원은 국채를 발행해 조달하기로 했다.
안일환 기재부 예산실장은 “2017년과 2018년은 초과 세수가 있었기 때문에 이를 활용한 것”이라며 “2013년과 2015년 추경때 초과세수가 없어 적자국채를 발행했고, 이번 정부 들어선 첫 적자국채 발행”이라고 설명했다.
◇ 올해 3.6조 국채발행시 국가채무비율 39.4% 예상
2017년에는 국세 예상 증가분(8조8000억원), 2018년에는 전년도 세계잉여금(2조6000억원)으로 추경 재원을 메웠다. 국세수입은 2016년(19조7000억원)과 2017년(23조1000억원)에 이어 지난해 본예산 예상치보다 25조4000억원이나 더 걷혔다.
하지만 지난해 적자국채 발행 규모를 28조8000억원에서 13조8000억원으로 줄인데다 국회 예산통과 때 4조원을 조기상환에 사용했다. 여기에 세계잉여금은 13조2000억원 흑자를 기록했지만 이달 초 2차례에 걸쳐 국가재정법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에 지방교부세 정산분 10조5000억원을 교부했다.
정부는 지난해 국채발행을 13조8000억원 축소하고 4조원을 조기상환하면서 국가채무비율을 기존 예상치 39.5%에서 38.2%로 낮췄다. 정부는 올해 3조6000억원의 국채를 발행하면 올해 국가채무비율은 본예산 기준으로 39.4%로 다시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국채 발행액은 2015년 109조3000억원, 2016년 101조1000조원, 2017년 100조8000억원, 2018년 97조4000억원이다. 정부는 올해 국채 발행액이 본예산 101조6000억원에서 추경을 통해 105조200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4조원 국채는 조기에 상환한 범위에 있기 때문에 국가 재정건전성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GDP 대비 일반정부 국가채무비율(110.9%)과 비교하면 우리나라는 절반이 안되는 안정적인 수준이라는 평가다. 일본(222.4%), 프랑스(123.5%), 영국(121,1%), 미국(107.7%), 독일(76.5%)보다 낮다.
◇ 기업실적 부진에 법인세, 부동산 거래부진 ‘세수 적신호’
하지만 올해는 경기부진에 따른 기업실적 악화로 법인세 감소가 불가피하고, 부동산 거래 침체로 양도소득세도 줄어들어 지난해와 같은 초과세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기재부의 ‘월간 재정동향 4월호’에 따르면 지난 1∼2월 국세 수입은 49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000억원 감소했다. 세수진도율도 16.7%로 1년 전보다 1.9%포인트 떨어졌다. 세수진도율은 정부가 1년 동안 걷으려고 목표한 세금 중 실제 걷은 금액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세수는 덜 걷혔지만 정부가 경기활력을 위한 재정 조기집행에 속도를 내면서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2월에만 18조7000억원, 1~2월 누계 기준으로는 11조8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9000억원 흑자에서 1년만에 적자로 전환한 것이다.
특히 GDP 대비 국가부채비율은 2009년 31.2%에서 지난해 38.2%로 10년새 7.0%포인트 높아졌다.
박형수 서울시립대 초빙교수(전 한국조세재정연구원장)는 “앞으로 세출 급증과 세입 호조세의 둔화에 따라 중기적으로 국가재정의 악화 속도가 다시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기획재정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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