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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인천 크루즈 모항시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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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인천항 크루즈터미널 개장

축구장 8배 규모… 2척 동시 접안

세계 최대 크루즈선 年 200척 처리… 침체된 관광산업 회복 견인 기대

동아일보

세계 최대 접안시설에 조수간만 차를 극복하는 이동식 탑승교를 갖춘 인천 크루즈터미널이 26일 개장한다. 연간 100척에 가까운 크루즈선이 인천항에 입항했던 2014년 전후를 재현하는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인천항만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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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항이 26일 크루즈터미널을 개장하며 크루즈선 모항(母港)으로 새 출발을 한다.

이날 롯데관광의 11만4000t급 코스타세레나호가 승객 2800명과 승무원 1100명 등 3900명을 태우고 첫 출항을 해 중국 상하이(上海), 일본 후쿠오카(福岡)를 5박 6일간 다녀온다. 서울 여의도 63빌딩(해발 264m)보다 더 긴 크루즈선이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조치 여파로 침체된 인천 관광산업을 살리는 기수로 나선다.

크루즈선 2척이 동시에 접안할 수 있는 크루즈터미널은 인천대교 초입의 송도국제도시 서쪽 바다 끝자락에 있다. 축구장 넓이의 8배인 5만6005m² 터에 두루미 날갯짓을 형상화한 지상 2층, 총면적 7364m² 규모로 지어졌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세계에서 제일 큰 22만5000t급 크루즈선이 입·출항할 수 있다.

그동안 인천에는 크루즈선 전용 부두가 없어 크루즈 승객들은 화물부두인 북항과 송도 신항을 이용해야만 해 불편이 적지 않았다. 화물부두에는 세관, 출입국 관리, 검역(CIQ) 절차를 한꺼번에 처리하는 시설이 없어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까지 버스를 타고 가서 통관 수속을 거쳐야 했다. 크루즈터미널이 생겨 통관 시간은 기존 4시간에서 2시간 정도로 단축된다.

출국장에는 검색대 6개에서 시간당 1500명을 통관할 수 있다. 출국 수속을 끝낸 지점에는 시내 면세점에서 구입한 물품을 찾을 수 있는 인도장(引渡場)이 있다. 야외 주차장은 대형버스 156대를 포함해 차량 약 200대를 수용할 수 있다. 주차장 외곽 바닷가에는 등대와 조경시설을 갖춘 야외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크루즈터미널은 조수간만의 차가 심한 서해 특성을 감안해 갱웨이(Gangway·승하선용 통로)라는 이색 시설을 갖췄다. 국내에 첫선을 보인 이동식 승하선용 탑승교인 갱웨이는 밀물과 썰물의 차가 10m 이상이더라도 크루즈선이 들어올 수 있는 최소 수심 12m를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수시로 변하는 바닷물 수위와 상관없이 승객들이 24시간 안전하게 승하선할 수 있도록 높이를 조절할 수 있다.

인천항만공사 관계자는 “서해 특성에 맞는 편의시설을 골고루 갖췄기 때문에 세계 최대급 크루즈선을 연간 200척 이상 처리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인천항에 입항한 크루즈선은 2013년 95척, 2014년 92척, 2015년 53척, 2016년 62척이었으나 2017년 17척, 2018년 10척으로 급감했다. 이 관계자는 “중국 당국이 자국인의 크루즈 한국 관광을 사실상 금지하는 상황이 풀리면 크루즈선 입항이 급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항만공사는 최근 영국 크루즈선 2척을 크루즈터미널에 유치한 데 이어 인천항을 모항으로 한 크루즈상품을 꾸준히 선보일 계획이다. 롯데관광의 또 다른 크루즈선은 10월 8∼14일 인천항∼상하이∼일본 나가사키(長岐)∼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속초항을 운항할 예정이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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