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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미가 치매 걸린 어머니에게 바치는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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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앨범 ‘마더’ 내놓고 전국 투어

“날 닦달했던 엄마 그래도 감사”

중앙일보

23일 새 앨범 ‘마더’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소프라노 조수미. [사진 P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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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라노 조수미(57)의 새 앨범이 4년 만에 나왔다. 치매에 걸려 이제 자신을 알아보지도 못하는 어머니를 위해 만든 ‘마더(Mother)’다. ‘바람이 머무는 날(Kazabue)’ ‘마더 디어’ ‘가시나무’ ‘아베 마리아’ ‘엄마야 누나야’ 등 그가 직접 고른 13곡을 담았다.

23일 만난 조수미는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을 위한 노래이고, 어머니의 품처럼 따뜻하게 들을 수 있는 음반”이라고 새 앨범을 소개했다.

그에게 ‘마더’는 애틋한 사모곡이다. 그는 “한때 어머니를 미워하기도 했지만, 이젠 가장 그리운 존재”라고 말했다. 그를 세계적인 성악가로 키우기 위해 ‘악역’을 자처한 어머니였다.

“어머니의 꿈이 성악가였어요.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는 ‘너는 결혼하지 말고 성악가가 돼 전 세계를 누비며 살아야 한다’면서 하루에 여덟 시간 피아노를 안 치면 문도 안 열어주셨죠. 왜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딸을 닦달하나 원망도 많이 했어요.”

그는 “여덟 살 무렵 어느 날 설거지하는 어머니의 뒷모습이 너무 초라해 보였다. 그날 저녁 성악가가 되기로 결심했다”며 생생한 기억을 전했다. 그리고 “나의 ‘달란트’를 일찌감치 알아봐 주신 어머니께 감사한다”고 말했다.

새 앨범 ‘마더’의 기획 역시 어머니의 말에서 시작됐다. 2006년 아버지의 장례식 날 그는 프랑스 파리 샤틀레 극장에서 공연하고 있었다. 데뷔 20주년 기념 독창회였다.

“마침 그날 공연 실황이 DVD로 찍혔어요. 앙코르곡에 ‘아베 마리아’가 들어갔고요. 운명처럼 아버지를 위한 헌정 콘서트가 됐고, ‘포 마이 파더(For My Father)’라는 영상물로 남게 됐죠. 훗날 어머니가 스쳐 지나가는 말로 그러시더라고요. ‘나도 음악으로 기억할 수 있는 뭔가가 있었으면 좋겠다’고요.”

‘마더’의 수록곡은 대부분 그가 어머니와 어린 시절 함께 불렀던 노래들이다. 그의 어머니가 특별히 좋아했던 드보르자크의 ‘어머니가 가르쳐주신 노래(Songs My Mother Taught Me)’도 포함됐다.

“내일 어머니를 찾아뵙고 ‘마더’를 함께 들으려고 합니다. 나를 못 알아보시고 대화도 불가능하지만 두 손을 잡고 다독여드리고 싶어요.”

앨범 발매에 맞춰 전국 투어 콘서트도 한다. 21일 용인에서 시작했으며, 강릉·대구·창원·제주·부산·여수를 거쳐 다음 달 8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마무리한다.

이지영 기자 jy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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