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시 정치부회의 #야당 발제
[앵커]
오늘(23일) 여야 5당이 나란히 의원총회를 열었습니다. 어제 선거제 개편안 등 패스트트랙 합의를 했던 여야 4당은 합의안 당내 추인을 위해, 또 자유한국당은 패스트트랙을 저지하기 위해 각각 모인 것인데요. 각 당의 이해관계가 다른 만큼 의원총회 분위기도 각각 달랐습니다. 민주당과 정의당은 만장일치로 합의안을 추인했지만 바른미래당의 내부 진통은 대단했습니다. 한국당은 실력행사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는데요. 오늘 야당 발제에서는 긴박하게 돌아갔던 국회 상황을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기자]
오전 10시, 운명의 시간이었습니다. 한 날 한 시 여야 5당이 동시에 의원총회를 열었습니다. 이렇게 이례적으로 같은 시간에 의원총회를 열게 된 이유. 잠시 어제로 돌아가 보시죠.
[김관영/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어제) : 오늘 합의된 사항을 기초로 해서 내일 오전 10시에 4당이 같은 시간에 의원총회를 소집하고 의원총회에서 추인 과정을 거치기로 하였습니다.]
[나경원/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어제) : 내일 아침 10시에 저희도 의원총회를 개최해서 이 패스트트랙 추진에 대해서, 또 패스트트랙 합의에 대해서 저희가 할 수 있는 저지 방안을 논의하고 또한 규탄하는 그런 의원총회를 가지도록 하겠습니다.]
이렇게 된 것입니다. 그러니까 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은 어제 원내대표 간 합의한 패스트트랙 안건 내용을 추인하기 위해서, 또 한국당은 이 패스트트랙을 막기 위해서 각각 의원총회를 연 것입니다. 그렇다면 각 당 오늘 의총 분위기 어땠을까요. 우선 합의안 내놓은 여야 4당부터 보시죠. 먼저 민주당입니다. 민주당은 만장일치로 합의안을 추인했습니다.
[이해찬/더불어민주당 대표 : 여러 가지 아쉬운 점 많이 있습니다만 그보다 더 중요한 의미는 우선 4당이 정치적으로 합의를 이뤘다는 것이 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봅니다. 배가 뭍에 있을 때는 움직이지 못합니다. 배가 일단 바다에 들어가야 그 다음부터 방향을 잡고 움직일 수가 있습니다. 오늘 합의 처리하는 이 안건은 배를 바다에 넣기까지의 절차라고 저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정의당과 민주평화당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정의당은 만장일치로, 민주평화당은 선거제 개편으로 인한 지역구 축소 등에 따른 부작용을 보완한다는 조건으로 합의안을 추인했습니다.
[이정미/정의당 대표 : 대승적 양보와 결단으로 쉽지 않은 의견 조율을 이뤄내신 각 당 원내대표님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국민들께 민생개혁 선물을 차질 없이 안겨드릴 수 있도록 끝까지 약속 이행에 만전을 기하겠습니다.]
[정동영/민주평화당 대표 : 처음에는 되겠느냐 하는 회의론이 지배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여기까지 왔습니다. 저는 이것이 시대정신이기 때문에 시대정신을 이길 어떤 정파나 계파도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바른미래당이었습니다. 처음부터 사실 패스트트랙 공조의 성사 여부, 바른미래당이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바른미래당 의석 없이는 패스트트랙 지정 쉽지 않은 상황에서 당내 반발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죠. 오늘 가장 관심이 갔던 의원총회도 바른미래당이었습니다. 예상대로 시작부터, 추인 여부 논의 전부터 신경전이 이어졌습니다.
[지상욱/바른미래당 의원 : 이렇게 밀실 안에 가둬두고 필요하면 언론을 부르고 필요하지 않으면 나가라고 하는 게 과연 옳은 건지…]
[김관영/바른미래당 원내대표 : 오늘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공개할지 비공개할지에 대해서까지 표결하는 것은 뭐 적당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지상욱/바른미래당 의원 : 누더기 법안만 만들려고 하지 마시고 절차적으로도 하자 있고. 내용적으로도 그렇고. 이렇게 해서 되겠습니까.]
[김관영/바른미래당 원내대표 : 공식적으로 좀 회의 시간에 발언권 얻고 말씀하세요.]
[유의동/바른미래당 원내수석부대표 : 공개적으로 언론들한테 얘기를 못한다면 이게 무슨 민주적인 정당이라고 할 수가 있겠습니까.]
[김관영/바른미래당 원내대표 : 무슨 언론한테 공개를 해야 될 의무가 어디 있어요.]
[지상욱/바른미래당 의원 : 왜 입에다 재갈을 물리는 거예요. 도대체.]
이후 비공개로 의원총회가 진행됐지만 당론 추인을 참석 의원 3분의 2 찬성으로 할지, 과반 찬성으로 할지를 두고 또 공방을 벌였습니다. 결론만 말씀드리면 과반 찬성으로 정해 투표를 했고 결국 참석 의원 23명 중 12명이 찬성, 11명이 반대를 하면서 1명 차이로 당론 추인이 됐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추인은 됐지만 바른정당계와 국민의당계 사이의 골은 더 깊어진 모양새입니다. 관련 소식은 들어가서 더 전해드리고요. 그리고 패스트트랙 반대를 위해 의원총회를 연 한국당은 이번 패스트트랙 합의를 두고 거친 말을 쏟아냈습니다.
[나경원/자유한국당 원내대표 : 공수처도 마찬가지입니다. 법원과 검찰과 경찰의 권력을 청와대 마음대로 하겠다는 것입니다. 청와대가 한마디로 이 공수처를 설치한다는 것은 게슈타포를 설치한다는 것입니다.]
[정용기/자유한국당 정책위의장 : 이번에 이 패스트트랙에 얹겠다고 하는 이 시도는 정말로 좌파정변이고 좌파의 반란이다. 이렇게 규정해야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지난 주말 열었던 장외 집회, 성과가 있었다고 판단한 걸까요. 또 거리로 나갈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황교안/자유한국당 대표 : 거리로 나서야 한다면 거리로 나갈 것이고 청와대 앞에 천막을 치고 농성을 해야 한다면 그렇게 할 것입니다. 전국을 돌면서 국민들께 문재인 정권 독재의 실상을 알리고 우리가 왜 싸워야 하는지 목이 터지도록 외치겠습니다.]
반란, 정변, 게슈타포, 독재… 단어 선택이 살벌합니다. 아무튼 한국당의 이런 반발을 뚫고 선거제 개편안과 공수처법, 검경 수사권 조정안이 본회의 통과까지 이뤄질 수 있을까요. 일단 1차 관문은 국회 소관 상임위입니다. 선거제 개편안은 정개특위, 공수처법 등은 사개특위에서 통과가 돼야 합니다. 재적 의원 5분 3 이상이 찬성을 해야 하는데요. 각각 18명의 의원들이 소속돼 있습니다. 그러니까 최소 11명 이상이 찬성을 해야 합니다.
정개특위부터 보시면 심상정 위원장을 포함해서 민주당, 정의당, 민주평화당 소속이 10명입니다. 그리고 바른미래당 의원이 2명입니다. 사개특위도 보시죠. 이상민 위원장 포함해서 민주당, 민주평화당 소속이 9명, 정의당 소속은 없고요. 바른미래당 의원까지 포함해야 딱 11명입니다. 두 곳 모두 바른미래당의 찬성이 필수적인 상황입니다. 바른미래당이 당론으로 추인을 하긴 했지만 사개특위, 정개특위 소속 의원들의 생각은 어떨지. 보다 자세한 이야기는 들어가서 더 해보죠.
오늘 발제는 이렇게 정리합니다. < 여야 4당, 패스트트랙 합의안 추인…한국당 총력 투쟁 예고 >
고석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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