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 원내대표들이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 합의안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소하 정의당-장병완 민주평화당-홍영표 더불어민주당-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김경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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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 원내대표가 22일 선거제 개편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 검경수사권 조정안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올리기로 잠정 합의했다. 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은 23일 오전10시에 각각 의원총회를 열고 합의안을 추인받기로 했다.
쟁점이었던 공수처의 기소권과 관련해 여야 4당은 공수처가 수사한 사건 중 판사, 검사, 경찰의 경무관급 이상이 기소 대상에 포함된 경우에만 공수처에 기소권을 부여하기로 했다. 각 부처 장ㆍ차관, 군 장성, 국정원 고위 간부, 국회의원 등 고위공직자의 범죄에 대해 폭넓게 기소권을 부여하려던 당초 취지보다는 후퇴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공수처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100% 주지는 못했지만, 수사 대상이 대통령 친인척을 포함해 7000명이고 그 중 기소권을 부여한 판ㆍ검사와 경찰 고위직은 5100명이니 권한을 충분히 줬다고 본다”고 말했다.
신설되는 공수처엔 ‘제한적 기소권’ 이외에도 수사권과 영장청구권, 검찰의 불기소 처분에 대해 법원에 재정신청(裁定申請)할 권한이 부여된다. 재정신청이란 검사의 불기소처분에 불복할 경우 법원에 이의신청을 하는 제도다.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검찰은 공소 제기를 해야 한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민정수석으로서 이 합의안에 찬동한다”며 “수사, 기소, 재판 등 국가형벌권을 담당하는 고위공직자의 범죄에 대하여 공수처가 수사 및 기소를 전담할 경우, 경찰, 검찰, 법원의 문제점은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 원내대표들이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 합의안에 대한 기자회견을 마친 뒤 백브리핑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소하 정의당-장병완 민주평화당-홍영표 더불어민주당-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김경록 기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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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장추천위원회는 정부 추천 3인과 여야 추천 각각 2명씩 7명으로 구성된다. 공수처장은 위원 5분의 4 이상의 동의를 얻어 추천된 2인 중 대통령이 지명한 1인에 대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했다. 공수처의 수사ㆍ조사관은 5년 이상 조사ㆍ수사ㆍ재판의 실무경력이 있는 인사로 제한한다.
선거제 개편안과 검ㆍ경 수사권 조정안은 각각 국회 정치개혁특위, 사법개혁특위에서 여야4당이 논의해 온 안을 바탕으로 미세 조정을 거쳐 25일까지 패스트트랙 지정을 완료하기로 했다. 여야 4당은 앞서 국회의원 정원을 300명으로 하고 지역구 의석은 225석으로 축소하는 한편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선거제 개펀안에 합의했다. 또 정부가 국회로 넘긴 검ㆍ경 수사권 조정안의 골자는 경찰에 1차 수사권ㆍ수사종결권을 주고 검찰의 수사지휘권을 폐지하자는 내용이다.
패스트트랙 안건으로 지정되면 최장 330일이 지난 뒤 본회의에서 표결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변수는 바른미래당에서 패스트트랙 당론이 추인될지 여부다. 바른미래당 일부 의원들은 공수처에 대한 ‘제한적 기소권’ 부여에도 여전히 반대하고 있다. 특히 유승민 의원 등 바른미래당 바른정당계는 선거제 개편안을 한국당과의 합의없이 패스트트랙으로 처리하는 것에 부정적이어서 상당한 당내 진통이 예상된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패스트트랙 지정이 새로운 협상의 시작점이라는 걸 기초로 의원들을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5당 원내대표의 회동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렸다. 이날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왼쪽)와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회동을 마친 뒤 빠져나가고 있다. 김경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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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은 23일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패스트트랙 저지를 위해 총력투쟁에 나서기로 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선거제와 공수처법을 패스트트랙에 태우겠다는 건 의회민주주의에 조종을 울린 것이고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말한 260석, 좌파 장기집권 플랜의 시동”이라며 “앞으로 모든 패스트트랙 움직임을 철저히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김경희·임성빈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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