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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직진출' 스포츠 브랜드의 무덤 '코리아',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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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양성희 기자] [언더아머, 아식스 등 고전…"패션성, 마케팅 면에서 시장 특화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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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아머 러쉬' 모델컷/사진제공=언더아머코리아




국내 시장에 직진출한 스포츠 브랜드들이 고전하고 있다. 국내외 브랜드간 경쟁이 치열한 데다 패션 감도가 높은 시장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직진출하면 글로벌 본사의 통제가 강화돼 한국시장에 특화한 영업·마케팅 활동을 벌이기 어려워진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식스코리아는 지난해 1357억원의 매출과 9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적자 규모는 전년보다 66.9% 증가했다. 같은기간 스케쳐스코리아는 837억원의 매출에 37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아식스는 2017년 적자로 돌아섰고 스케쳐스는 별도 법인으로 감사보고서를 내기 시작한 2016년부터 줄곧 적자였다.

유한회사여서 실적 공시 의무가 없는 브랜드의 사정도 좋지 않다. 언더아머는 미국에서 나이키의 뒤를 잇는 2위 스포츠 브랜드로 올라섰지만 언더아머코리아의 명성은 여기에 한참 못미친다. 매출은 비공개이고 매장 수는 직영점 14개를 비롯해 117개로 집계됐다. 당초 올해까지 170개 매장 오픈 계획을 밝힌 송호섭 초대 대표는 스타벅스커피코리아로 적을 옮겼다. 푸마코리아도 직진출 이후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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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발란스 매출 추이/그래픽=이승현 디자인 기자



반면 이랜드월드의 손을 잡은 뉴발란스는 지난해 4750억원의 매출과 400억원대 영업이익을 올리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첫 해(2008년) 매출은 260억원에 불과했지만 10년 만에 18배로 성장한 것이다. 현재 매장은 360개에 달한다. 뉴발란스 국내 라이선스를 보유한 이랜드월드 관계자는 "한국 시장에 맞게 상품 구성을 가져가고 마케팅을 편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뉴발란스는 전세계적으로 신발에 강하지만 국내에서는 의류 매출 비중이 더 높다.

스포츠웨어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서는 나이키, 아디다스 등 메가 브랜드가 굳건하게 자리를 지키는 한편 휠라가 치고올라오는 상황"이라며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는데 글로벌 본사가 전세계에 일률적으로 같은 제품을 내놨을 때 대중적으로 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한 예로 언더아머는 몸에 딱 붙는 스타일이 많은데 국내 소비자들은 아직 부담스러워 하므로 현지화가 좀더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어느 시장에서나 호응을 얻을 수 있는 명품 가방과 달리 스포츠 브랜드 제품은 핏, 패션성, 마케팅 등 측면에서 한국 시장만의 취향이 많이 반영돼야 하는 특수성이 있다"고 말했다.

양성희 기자 y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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