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01 (월)

"롯데가(家)의 고향이라며?".. 제대로 뿔난 울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롯데, 복합쇼핑몰 수익성 낮다는 이유로 갑자기 착공 취소
KTX울산역 복합환승센터에 주상복합 아파트 제안
강동리조트에는 워터파크 대신 레지던스 건립 검토
울산시와 시민들 분노 "부동산사업 하나?"
울산시, "차라리 사업권 반납하고 떠나라" 강경 대응
롯데, 현 상황에선 사업성 없어 다양한 방안 검토 중


【울산=최수상 기자】 KTX울산역 복합환승센터 건립과 강동리조트 사업을 맡은 롯데가 계획과 달리 주상복합아파트와 레지던스 등 부동산사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가뜩이나 사업지연으로 불만이 가득한 상황에 기름을 부은 셈이다.

21일 울산시 등에 따르면 KTX울산역 복합환승센터 사업주체인 울산롯데개발(이하 롯데)가 최근 아웃렛·영화관·쇼핑몰을 빼거나 축소하고 대신 주상복합아파트를 넣겠다는 내용의 설계변경을 울산시에 제시했다가 거부당했다. 지난 2015년 2520억원을 투자하겠다며 사업에 뛰어든 롯데는 지금과 같은 복합쇼핑몰 형태라면 수익성이 크게 떨어진다고 판단, 지난해 초 예정이었던 착공을 돌연 취소한 상황이다.

파이낸셜뉴스

KTX울산역 복합환승센터 조감도 /사진=fnDB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저렴하게 땅 넘겼더니.. 부동산사업에 눈독
KTX울산역세권 개발사업의 선도사업인 복합환승센터는 울산역 앞 7만5480㎡ 부지(연면적 18만1969㎡)에 지하 1층 지상 7층 규모로 건립되며, 주차대수 3135면과 아웃렛·영화관·쇼핑몰이 입주할 예정이었다. 향후 울산 서부권의 개발 촉진과 동남권의 광역교통중심지 역할을 기대하며 파격적인 가격에 해당 부지를 넘겼던 울산시로서는 당혹감을 감출 수가 없는 상황이다.

울산 강동권관광의 핵심시설인 강동리조트도 비슷한 양상이다. 롯데건설은 울산시 북구 정자동 10만8985㎡ 일대에 3100억 원을 들여 지하 2층, 지상 13층 규모로 콘도(객실 294실), 컨벤션, 실내·외 워터파크, 오토캠핑장, 복합상가가 들어서는 강동리조트 사업을 맡고 있다. 수익성 문제로 몇년 동안 공사 중단과 재개를 수차례 반복해오다 지난해 3월 공정률 37% 상태로 공사를 중단한 롯데는 이번에는 컨벤션, 실내·외 워터파크를 없애고 대신 생활형 숙박시설인 레지던스 건립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말 울산외곽순환도로의 예타면제를 이끌어 내 경부고속도로~강동리조트 간 30~40분 내 접근이 가능해지도록 한 울산시로서는 내심 정상적인 공사재개를 기대했지만 오히려 뒤통수만 맞은 셈이다.

파이낸셜뉴스

울산 강동리조트 조감도 /사진=fnDB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화난 투자자들... 롯데그룹 계열사 혜택 재검토해야
롯데의 이 같은 변심에 울산시와 지역 여론은 “롯데가 돈벌이에 급급한 나머지 공익성을 외면한 채 부동산사업으로 잇속만 챙기려 한다”며 연일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참다못한 울산시도 최근 KTX울산역 복합환승센터 건립 실무회의에서 "부동산사업용으로 부지를 넘긴 것이 아니다"며 강경한 입장을 롯데 측에 전달하고 신속한 사업재개를 요구했다.

이에 롯데는 다시 검토해보겠다며 한 발 물러선 상황이다. 롯데 입장에는 손해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수익성을 조금이라도 확보하려는 검토일뿐이라며 다소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롯데의 이같은 사업지연으로 연계 사업들까지 지장을 받게 되자 역세권 투자자들도 단단히 화가났다.

KTX울산역 복합환승센터의 경우 지금 재개하더라도 2~3년 이상 지연이 불가피해 울산역세권 개발사업의 상당한 차질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며칠 동안 울산시청 담당부서에는 역세권 투자자들의 항의성 문의전화가 쇄도하기도 했다. 결국 조만간 분양에 들어가는 KTX울산역세권 2단계도 전망이 불투명해졌다. 복합환승센터건립으로 '완판' 기대감을 높혔으나 장기 미분양 등으로 오히려 울산서부권 개발에 악영향이 우려되고 있다.

한 투자자는 “롯데 창업주의 고향이 울산 울주군 삼동면이라고 해서 롯데를 친울산 기업으로 생각했는데 하는 행동은 정반대"라며 "이번 기회에 울산시가 화학산업과 백화점 등 울산지역 롯데그룹 계열사에 제공되는 혜택이 있다면 모조리 재검토해 해야 한다”고 분노를 표출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