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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인공지능 활용, 어디까지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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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가 인간을 반복적 육체노동에서 해방시켰다면 인공지능(AI)은 인간을 정신노동에서도 해방시킬 기세로 발전하고 있다. 상담센터의 업무는 챗봇으로 자동화되고, 법률과 회계 같은 전문서비스 영역에서도 계약서 검토와 자료 검색 등에 활용되면서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고 있다.

에스토니아는 이달 초 소액사건 판결에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로봇판사’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국내에서도 수년 전부터 인공지능을 법률자료 검색 등에 활용하는 서비스가 출시됐고, 오는 7월부터는 인공지능인 ‘로보 어드바이저’만으로 펀드 운영이 가능해진다.

인간만이 할 수 있다고 여겼던 창작의 영역에도 인공지능이 손을 뻗치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부터 인공지능이 만든 문학작품의 우수성을 다투는 대회가 열리고, 해외에선 이달 초 인공지능이 만든 리튬이온 배터리에 관한 교과서가 나왔다. 인공지능을 활용해 만든 가짜 영상은 진짜와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정교해 사회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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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을 활용한 ‘공항 4.0’/한국전자통신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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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6년 최초로 ‘인공지능’이라는 개념이 정의된 이후 AI 연구는 부침을 거듭했다. 그러나 2006년 딥러닝 알고리즘이 마련되면서 인공지능은 일대 전환점을 맞는다. 인간의 신경망을 본뜬 복잡한 네트워크 안에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반복해서 넣어 훈련시키면 그 안에서 저절로 질서가 생긴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빅데이터 처리 및 컴퓨팅 기술의 발달은 인공지능의 발전에 동력을 제공했다.

빅데이터를 분류하고 일정한 패턴을 읽어내는 인공지능 기술은 새로운 과학적 발견이나 이론의 기초가 될 수 있다. 법률가와 경영자의 판단을 도와주는 기초자료를 제공해주기도 한다. 외계행성 발견과 질병 진단 등 과학 연구에도 기여하고 있다. 새로운 음식을 개발하고 소비자가 원하는 맛의 음식을 추천해주는 ‘요리계의 넷플릭스’ 서비스도 나왔다. 이달 초에는 바질을 어두운 곳에 두었을 때보다 24시간 동안 빛을 쬐었을 때 더 좋은 맛이 난다는 논문이 발표되는 등 AI가 최적의 농작물 재배법을 찾는 데도 활용되고 있다.

인공지능은 복잡한 연산과 판단을 지치지 않고 밤새도록 할 수 있다. 그만큼 인간의 노동을 대체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공장에서 컴퓨터 시각기술을 이용해 불량품 판정의 정확도를 높이고, 공항에서는 인공지능을 보안검색에 활용해 줄을 서고 멈출 필요 없이 걸어서 검색대를 통과하게 된다. 표정을 읽어내 테러 가능성이 높은 사람을 추정할 수도 있다. 백화점과 마켓에서는 물건을 바라보는 사람의 표정을 읽고 구매의사 정도를 파악해 즉석에서 가격을 낮추거나 프로모션을 제공하는 마케팅이 가능해진다. 거의 모든 산업이 인공지능을 접목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려운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주영재 기자 j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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